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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수천만원짜리 드론…줄줄 새는 에너지 공기업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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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 5개사, 26대 구입에 8억원대 지출
정부 '공공 분야 드론 활성화' 정책 맞춰 도입했지만…연 1회 사용할까 말까

잠자는 수천만원짜리 드론…줄줄 새는 에너지 공기업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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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남부발전은 2017년 8월 제주 풍력설비 점검을 위해 1600만원을 들여 드론 2대를 도입했다. 현장 접근이 어려운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날개) 점검에 드론을 활용해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지난 4년여 동안 이 드론 사용 실적은 단 한 차례에 그쳤다. 한국전력도 2020년 9월 인천 송배전 설비 점검을 위해 3300만원짜리 드론을 도입했지만 1년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수천만원짜리 드론을 구입해 놓고 1년에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공공 분야 드론 활성화 정책에 보조를 맞추겠다며 활용 계획조차 없이 드론을 구입한 결과로, 공기업들이 곳곳에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요 에너지 공기업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전력, 가스공사, 남동·남부·동서발전 등 5개사는 500만원 이상 드론을 26대 구입하는 데 지금까지 총 8억1552만원을 지출했다. 한전이 3억1705만원(12대)으로 구입비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동서발전(1억9113만원·3대), 남동발전(1억5127만원·5대), 남부발전(8900만원·3대), 한국가스공사(6707만원·3대) 순이었다.


드론 사용 내역을 보면 연간 1회도 운행하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한전 설비진단처는 2018년 867만원짜리 드론을 도입했지만 2019년과 2020년 각각 1회, 올해 2회 사용하는데 그쳤다. 가스공사 본사는 2016년 707만원 상당의 드론을 구입했지만 2016년 2회, 2017년 3회 사용 후 2018년부터는 활용 실적이 없었다. 2018년 제주에 도입한 1000만원짜리 드론 역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남동발전은 2017년 영흥 발전소에 4300만원짜리 드론을 도입했지만 2017년과 2018년 연간 1~2회 사용한 후 2019년부터는 운행 실적이 없다. 삼천포 발전소에는 2015년 500만원 상당의 설비점검 드론을 구입한 후 6년만인 2021년에야 1회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동서발전은 1일 1회 사용을 목표로 2019년 7520만원짜리 드론을 샀지만 2020년 6회, 2021년 11회 사용하는데 그쳤다.

에너지 공기업은 정부의 공공 분야 드론 활성화 정책이 나온 2017년부터 발전설비 점검·관리 사각지대 해소 목적으로 드론을 본격 도입했다. 그러나 정작 활용 계획이 없고, 활용 능력 조차 떨어져 내부에서도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나온다.


동서발전의 2018년 드론 구매계획안에 따르면 당시 최고경영자(CEO)는 사업소별 드론 확대 구매 운영과 관련해 활용도가 낮을 수 있다며 구매 대수를 당초 4대에서 2대로 줄였다. 한전도 최근 종합감사에서 무분별하게 드론을 구매한 직원에 경고 조치를 했다. 한전 상임감사위원은 지난 4월 경영지원처, 설비진단처에 대한 종합감사를 통해 "구매 전에도 보유한 수대의 드론을 사용하는 게 타당한데 불필요한 구매로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며 담당 직원에게 주의 조치를 내렸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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