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수 교수 연구팀, 강도-연성 두 마리 토끼 잡은 '중엔트로피' 합금 실마리 찾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초고강도이면서도 잘 늘어나는 '꿈의 금속'을 합금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일반적으로 금속은 단단하면 단단할 수록 쉽게 깨지는 성질이 있다. 만약 단단하면서도 잘 늘어나는 유연성을 지니게 된다면 각종 소재 시장에서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손석수 교수(고려대학교), 최벽파 교수(KAIST) 공동 연구팀이 양립하기 어려운 강도와 연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초고강도-고연성 중엔트로피 합금의 실마리를 찾아냈다고 8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고강도 합금 합성에는 석출(precipitation)이 이용된다. 여러 금속을 녹여 고르게 섞은 후 식히면 금속내부에 합금 원소들이 과포화된 상태로 존재하게 되며, 이 과포화 원소들에 열을 가하면 입자(precipitate)형태로 석출되면서 금속이 더 단단해지는 원리다.
입자가 작고 고르게 분포할수록 합금의 강도는 높아지며 금속과 입자 사이 경계면의 속성에 따라 입자의 크기와 분포가 결정 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경계면이 불안정한 높은 에너지를 가지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입자가 빠르게 성장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는 경계면에서 금속과 입자의 원자 배열을 연속적으로 연결시킨 정합 계면을 이용했다. 경계면의 에너지를 낮춤으로써 입자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 정합 계면을 가지는 석출입자를 형성시킬 원소가 매우 제한적이기에 합금에서 석출될 수 있는 다양한 입자를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반정합 계면 입자를 활용하여 초고강도 중엔트로피 합금을 설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금속과 입자 사이의 원자 배열을 특정 주기로 연결시킨 반정합 계면을 활용, 경계면의 에너지를 낮추고 입자의 성장속도를 지연시킨 것이다. 금속에 힘을 가했을 때 특정 방향을 따라 영구변형이 집중되는 부위를 이용해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석출입자를 형성시켰으며, 합금 전체에 걸쳐 변형 집중부위가 균일하게 형성되도록 해 석출 입자를 고르게 분포되도록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초고강도 강판에 버금가는 인장강도(1.6 GPa)를 가짐과 동시에 모양이 변해도 쉽게 부서지지 않는 높은 연성(27%)을 갖는 중엔트로피 합금을 얻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의 기계적 물성을 확인한 데 이어 고온이나 극저온 환경에서의 기계적 물성에 대해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4일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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