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탈레반 카불 점령 후 아프간 경제난 극심…"은행·점포 문닫고 인플레 폭등"(종합)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은행폐쇄에 자취감춘 현금..."사업체들 운영 못해"
탈레반, 급히 중앙은행 총재대행 앉혔으나 역부족
국제사회 탈레반 제재 속 포괄 정부 구성 필요성 커져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아프가니스탄 무장정파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한 이후 아프간 내 경제난이 극심해지고 있다. 중앙은행 총재를 비롯해 주요 경제관료들이 대거 국외로 탈출하면서 은행들이 폐쇄되고 현금이 씨가 말라 기업체와 상점들도 문을 닫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탈레반도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서방의 제재압박까지 시작되면서 탈레반이 경제상황 타개를 위해 옛 아프간 정부 인사들을 대거 포함시킨 포괄 정부 구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탈레반은 성명을 통해 "탈레반 경제위원회의 모함마드 이드리스를 아프간 중앙은행 총재 대행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드리스의 임명을 통해 아프간 경제질서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프간은 카불 함락 직전 아즈말 아마디 중앙은행 총재가 국외로 탈출하면서 중앙은행 기능이 마비돼 은행이 모두 폐쇄되고 관련 부처들도 모두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탈레반의 카불 점령 직후부터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밀가루, 식용유 등 주요 생필품 가격이 50% 이상 급등했다.

돈이 씨가 마른 아프간, 경제 악순환 지속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프간 수도 카불의 은행과 환전소는 지난 15일 탈레반의 카불 점령 이후 문을 닫은 상태다. 한 건설업체 재무 담당자로 일했던 바히르씨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돈이 있지만, 은행에 넣어놓고 있다. 즉 아무도 돈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현금을 볼 수 없다 보니 카불의 사업체들은 운영을 멈췄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카불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작동하고 있지만, 하루 인출한도는 1만아프가니(약 13만6000원)로 줄었다. 이전 3만아프가니에서 3분의 1 규모로 줄어들었다. 이마저도 은행들이 ATM에 현금을 넣지 않으면서 이용이 불가능한 곳도 많다고 WSJ는 전했다. 카불의 공무원인 토리알리씨는 "사람들이 미래에 두려움을 갖고 있어 일단 현금을 갖고 싶어한다"라면서 "앞으로의 어려움에 대비하면서, 이 나라를 벗어나야할 때만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내려간 것은 집세로 많은 사람이 카불을 떠나면서 임대인들은 세입자에게 무료로 계속 머물 것을 요청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빈집이 될 경우 탈레반이 들어와 살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서방 제재도 본격화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미국과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되는 것도 아프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탈레반의 자금줄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아프간으로의 달러 송금을 금지했다. 해외 아프간인들이 가장 널리 이용하는 송금업체인 웨스턴 유니언과 머니그램 인터내셔널 등 2곳도 제재 위반 우려로 아프간으로의 송금을 중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국제사회가 아프간 정부를 인정할지 확실성이 없다며 아프간에 예정된 특별인출권(SDR) 배정을 보류하고 다른 금융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아프간 내 환전소들도 대거 문을 닫은 상태다. 해외 원조와 송금 등은 그동안 아프간 경제에서 큰 역할을 차지해온만큼, 장기화되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괄적 정부 구성 압박...탈레반도 협상에 집중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탈레반도 심각한 경제난에 정권 안정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면서 포괄적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주말부터 기존 정부는 물론 각지의 군벌들과 포괄적 정부구성을 위한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일부 국외 탈출했던 관료들도 탈레반의 협상요청에 복귀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과의 권력 공유 협상을 위해 이번 주 카불로 돌아온 오마르 자퀴왈 전 재무장관은 "우리가 더 신속하게 정치적 합의로 나아갈수록 아프간을 심각한 경제적 영향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며 "은행과 상점, 정부부서의 문을 여는 등 카불의 일상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 탈레반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韓, AI 안전연구소 연내 출범…정부·민간·학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尹, 거부권 가닥 김호중 "거짓이 더 큰 거짓 낳아…수일 내 자진 출석" 심경고백

    #국내이슈

  • "출근길에 수시로 주물럭…모르고 만졌다가 기침서 피 나와" 中 장난감 유해 물질 논란 "눈물 참기 어려웠어요"…세계 첫 3D프린팅 드레스 입은 신부 이란당국 “대통령 사망 확인”…중동 긴장 고조될 듯(종합)

    #해외이슈

  • [포토] '단오, 단 하나가 되다' [포토] 중견기업 일자리박람회 [포토] 검찰 출두하는 날 추가 고발

    #포토PICK

  • "앱으로 원격제어"…2025년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기아 EV6, 獨 비교평가서 폭스바겐 ID.5 제쳤다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가짜뉴스 막아라"…'AI 워터마크' [뉴스속 용어]이란 대통령 사망에 '이란 핵합의' 재추진 안갯속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