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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 빨간맛 드라큘라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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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로 돌아온 김준수

초연부터 120여회 오른 무대…올해로 4연째
같은 시나리오 해마다 회마다 '그 만의 변주'

1주일에 한번씩 염색해야 하는 빨간머리
수고스러움이 대수랴…관객들 호응 최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드라큘라 그리려
순애보적 사랑 디테일도 놓칠 수 없어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준수가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씨제스)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준수가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씨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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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뮤지컬 ‘드라큘라’의 배우 김준수(34)는 ‘샤큘’로 불린다. 그가 보이그룹 동방신기에서 활동할 당시 활동명 시아준수의 ‘시아(XIA)’와 드라큘라의 ‘큘’이 합쳐진 애칭이다. 김준수는 2014년 ‘드라큘라’ 초연부터 올해 4연까지 빠짐없이 무대에 올랐다. 샤큘로 변신해 무대에 오른 횟수만 120여회다. 팬들은 이제 그를 ‘샤큘 장인’, ‘월드클래스 샤큘’이라 칭한다.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것에 대해 김준수는 "몸둘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하다"며 웃었다. 그는 "각자의 해석이 있겠으나 나만의 드라큘라는 약간 더 사이코적이고 시니컬하며 오싹한 느낌이 들도록 표현하고 있다"면서 "장인이라 불러주시니 공연 때마다 더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아일랜드 소설 브램 스토커(1847~1912)가 1897년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드라큘라 백작 이야기는 그동안 영화·연극·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많은 실험을 거쳐왔다. 뮤지컬은 200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스위스·오스트리아·영국·캐나다·일본·한국 등지에서 공연됐다.


드라큘라 역이 식상할 법도 한데 김준수는 해마다, 회마다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된다. 그는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여유가 생겨 조금씩 대사에 변형을 주거나 애드리브도 넣는 편"이라며 "배우마다 대사 톤의 강약이나 표현방식이 다 다른데 거기에 맞받아치면서 나 자신도 계속 변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같은 시나리오도 반복하다보면 기존에 발견하지 못한 디테일에서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면서 "변화한 연기로 그런 의문들에 답을 찾는 과정이 관객들에게도 신선함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준수.(사진제공=씨제스)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준수.(사진제공=씨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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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의 드라큘라는 시각적인 면에서도 차별화한다. 드라큘라 역으로 캐스팅된 다른 두 배우와 달리 김준수의 머리만 빨간 색이다. 피 마시고 젊어지는 과정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 그가 직접 제안했다. 초연 때부터 머리 색을 바꾼 적이 없다. 김준수는 "1주에 한 번 염색해줘야 하고 베개에 날마다 수건을 깔아야 하는 등 빨간 머리로 몇 개월씩 공연하는 게 쉽진 않다"면서도 "관객들이 워낙 좋아하는데다 머리 색이 바뀌면 초심을 잃은 듯한 느낌도 줄까봐 바꾸지 못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중 드라큘라는 ‘미나’라는 여인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김준수는 미나 역의 조정은·임혜영·박지연 배우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다며 추켜세웠다. "조정은 배우는 미나가 드라큘라에게 갈지 말지 갈팡질팡하는 섬세한 연기를 정말 잘 표현한다. 임혜영의 미나는 가장 발랄하고 사랑스럽다. 연인 조나단을 떠나 드라큘라에게 다가가는 느낌도 가장 잘 표현한다. 올해 새롭게 합류한 박지연의 미나는 가장 씩씩하다. 그에 맞춰 내 톤도 더 강하게 바뀌는 것 같다."


김준수는 드라큘라의 감정 표현에서 인간적인 면을 더 잘 부각시키려 애쓴다. 영생이라는 초월적 힘을 얻기 전 드라큘라도 인간이었다는 것. 원작 소설에서 드라큘라는 철저히 악인으로 표현됐다. 하지만 뮤지컬에서는 그의 순애보적 사랑이 더 강조됐다. 김준수는 "드라큘라가 미나에게 다가갈 때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도 있다"고 전했다.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준수가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씨제스)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준수가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씨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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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에게 공연 징크스는 없다. 다만 무대에 오르기 전 꼭 하는 것이 둘이나 있다. 8시간 잠 자기와 공연 직전 식사하기다. 김준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몸이 상쾌해도 8시간을 채우지 않았으면 더 잔다"면서 "공연 직전에는 김밥이나 햄버거를 든든히 먹어야 노래가 잘 된다"고 말했다.


김준수는 코로나19로 지난해와 올해 ‘드라큘라’ 무대에 오르는 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다른 뮤지컬 앙상블 배우의 코로나19 확진 판정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4월 공연이 3주간 중단됐다. 올해에는 연습이 한창이던 지난 4월 ‘드라큘라’ 출연 배우 손준호·신성록·전동석과 더불어 4명의 뮤지컬 관련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개막일은 이틀 늦춰졌다. 김준수는 음성 판정이 나왔으나 2주간 자가격리를 했다.


그래서 올해 무대는 김준수에게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지난해 아쉬움으로 공연을 마무리했을 때 배우·스태프들과 올해 공연으로 모두 보상받자 다짐했다. 하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여건이 비슷해 안타깝다. 다만 한편으로는 공연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무대에 올라 관객을 만나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됐다. 무대에 설 때마다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준수.(사진제공=씨제스)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준수.(사진제공=씨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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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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