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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사이드]손정의·팀쿡이 선택한 남자…알리바바 퇴사 후 中 대륙을 장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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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추싱 창업주 청웨이

▲청웨이 디디추싱 회장

▲청웨이 디디추싱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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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선택한 남자.


바로 중국판 '우버'로 꼽히는 디디추싱의 설립자 청웨이다.

1983년 중국 중남부 양쯔강의 남쪽 장시성의 작은 시골마을 상라오에서 태어난 청웨이는 대학입학시험에 실패해 북경화공대학 행정관리과에 입학한다. 원하는 대학도 아니었고, 취업이 잘되는 학과도 아니었다. 대입 실패에 이어 그는 취업에도 실패했다. 생존을 위해 그는 발 마사지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전전하던 중 그의 인생을 바꿀 첫 번째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마침 채용 중이던 알리바바에 지원한 것. 그는 무모하게도 북경에서 항저우까지 직접 가 입사지원을 했고, 알리바바의 인사담당자는 그런 청웨이의 담력을 높이 사 면접기회를 줬다. 2005년, 그의 나이 스물 둘. 마윈의 선택을 받아 알리바바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의 남다름은 알리바바에 입사하면서부터 발산되기 시작했다. 청웨이는 알리바바에 입사해 B2B(기업 간 거래) 부문에서 일을 했는데, 6년간 인터넷 전자기기를 팔면서 최연소 매니저자리에 올랐다. 2011년에는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의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부총경리로 승진했다. 청웨이는 단순히 일 잘하는 직원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영업과 마케팅 능력을 쌓았고, 인터넷과 모바일 결제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경험하며 자기만의 비즈니스를 위해 착실히 준비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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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엔젤투자자로서 디디추싱의 공동창업자가 된 왕강을 만나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잡은 것도 이 때다. 당시 눈보라가 중국 대륙의 절반을 휩쓴 어느날 그가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얻었다. '사랑의 대리운전'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는 '모두가 택시 잡기 힘들다고 불평하지만 아무도 이러한 시스템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깨달은 것. 그는 빠르게 실행에 옮겨 알리바바에 사표를 던졌다. 10만위안(약 1700만원)을 들고 디디추싱의 전신인 디디다커를 설립했다. 2012년, 그의 나이 29세의 일이었다.

당시 택시 어플리케이션(앱)은 중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보편화되지 않은 서비스였다. 대부분의 택시 기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청웨이를 제외한 그의 주변 모든 사람들이 미래를 비관하며 창업의 뜻을 말리기 바빴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역발상으로 기회를 엿봤다. 모바일이 보편화되지 않았다면 대면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는 본인은 물론 직원들을 현장으로 보내 택시기사를 직접 만나 기사용 단말기를 보급했다. 그가 알리바바에서 일하던 시절, 직접 발로 뛰던 영업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택시기사에게 단말기 사용법도 직접 시연했다. 이어 고객용 택시앱을 출시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회장에 오른 지금도 그는 한 달에 한번씩 택시기사들과 만나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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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웨이의 행보에 투자자들은 주목했다. 마침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시장 안착을 위해 차량공유 서비스 파트너를 찾던 텐센트로부터 1500만달러의 투자를 받게된 것이다. 이를 발판 삼아 몸집을 불린 디디다커는 알리바바 계열의 당시 모빌리티 시장 점유율 1위 '콰이디다커'와의 합병에 성공해 디디추싱으로 거듭나게 된다. 양사는 택시기사들에게 수천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출혈 경쟁을 하던 경쟁상대였으나, 합병을 통해 중국 10위권의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올라선 것이다.


중국의 양대 IT 거물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를 등에 업은 디디추싱은 탄탄대로를 달릴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2014년 높은 인지도와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중국에 진출한 우버와 맞닥뜨리게 된 것.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은 디디추싱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청웨이는 단번에 거절했다. 그렇게 청웨이 회장의 두 번째 승부가 시작됐다. 우버는 세계 최대 차량공유시장 중국에서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청웨이 역시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며 두 번째 전쟁을 준비했다.


청웨이의 무모함은 위기 속에서 진가를 발했다. 평소 겸손한 성품으로 투자자들로부터 꾸준히 신뢰를 얻어왔던 청웨이는 텐센트·알리바바·레노버 등 쟁쟁한 기업 창업자들을 확실한 우군으로 확보했고 이들로부터 추가 투자를 이끌어냈다. 급기야 애플까지도 10억달러(약 1조 1550억원)를 디디추싱에 투자하겠다고 나섰고 덕분에 청웨이는 수십억달러의 적자를 내며 2년에 걸쳐 치른 우버와의 '치킨게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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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웨이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포춘'이 선정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리더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게임 체인저', 같은해 '타임'은 '테크 분야 가장 영향력 있는 20인'으로 선정했다. 2016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의 기업가'에 등극하기도 했다.


청웨이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원스톱 교통 플랫폼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청웨이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중국시장에서 우버를 집어삼킨데 이어 세계를 무대로 삼기 위해 뉴욕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디디추싱은 지난 10일(미국 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신청했다. 상장시기나 자금 조달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100억달러(약 11조원) 조달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가 뉴욕증시에서 250억달러를 조달한 이후 중국기업의 미 증시 IPO 중 최대규모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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