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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통했다 안통했다 하는 넌 뭐지? ‘이황화탄탈럼’ 40년 논쟁서 ‘부도체’ 입증, 물리학계 논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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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막스플랑크연구진, 부도체성 이론으로 입증

양자역학 계산법 진전 … 평가·센서·메모리 개발 도움

이황화탄탈럼의 부도체성을 계산으로 입증하는 연구그림.

이황화탄탈럼의 부도체성을 계산으로 입증하는 연구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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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황화합물 가운데 전기가 통했다 안통했다 하는 ‘요상한’ 것이 하나 있다.


주기율표 제5족에 속하며 원자번호 73번 원소인 ‘탄탈럼’과 ‘황’ 2원자가 결합한 TaS2(이황화탄탈럼)이다.

이황화탄탈럼은 평상시 열과 전기가 잘 통해 도체로 여겨졌지만 어떤 온도에 이르면 부도체가 돼 수십 년 간 ‘도체냐, 부도체냐?’하는 논쟁을 일으켜 왔다.


그럼 도체일까 부도체일까? 물리학계의 40년 묵은 논란이 마침내 종결됐다. 국제 공동연구진이 ‘TaS2’가 부도체임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전기전도도를 예측하는 이론의 적용 오류를 수정하면 이 물질이 이론적으로도 부도체라는 것을 입증했다.

물리학 권위지인 Physical Review Letters는 이 연구결과를 5월 13일 자로 온라인 공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박노정 교수팀과 독일 막스프랑크 연구진은 TaS2의 전기전도도 이론 예측에 쓰이는 계산법을 실제로 적용하는 데 간과됐던 오류를 발견했다.


이 오류를 수정한 새로운 계산법을 통해 이 물질이 절대온도 200K(캘빈)에서는 부도체 상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TaS2은 특이하게 상온에서는 전기가 잘 흐르는 도체지만 절대온도 200K 이하에서는 전기가 안 통하는 부도체로 바뀌는 ‘상전이 물질’이다.


하지만 이론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에 기반한 이론예측값을 근거로 절대온도 200K 이하에서도 이 물질을 도체라고 주장해왔다.


절대온도 200K인 즉 영하 73.15℃ 이하에서 측정된 전기전도도는 언제든지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이론 물리학자들의 견해도 타당한 것으로 받아졌다.


연구진은 ‘밀도범함수이론’의 계산 오류를 줄이는 과정에서 ‘전하밀도파’ 상태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밀도범함수이론은 전자(electron)의 위치와 밀도를 알 수 있는 양자역학 이론 계산법이다.


전자의 흐름인 전기전도도 또한 이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이론은 수많은 전자를 하나의 입자계로 가정하는 단순화를 거친 것이라, 계산 오차를 줄이기 위해 또 다른 계산법을 접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 40여개의 원자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전하밀도파(Charge Density Wave) 상태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것이 오류의 원인이었다.


이를 수정해 계산하면 TaS2는 절대온도 200K에서 특수 부도체인 모트(Mott) 부도체 상태에 있다.


일반 부도체를 전자가 움직이는 길 자체가 없는 물질로 비유한다면, 모트 부도체는 전자가 흐를 길은 있지만 징검다리처럼 생긴 전자길 안에 전자가 꽉 채워져 움직일 수 없는 형태의 물질이다.

박노정 교수(우측)과 마무트 오카야이 연구원(좌측). [이미지출처=유니스트]

박노정 교수(우측)과 마무트 오카야이 연구원(좌측). [이미지출처=유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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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체 구성하는 수많은 전자 간의 상관관계(강상관계)에 따른 물질 변화를 밝히는 양자역학 계산법의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다양한 상전이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고, 온도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전이 특성을 기반으로 한 센서, 전자 기기를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독일 막스프랑크 물질구조동력학연구소(Max Plank Institute of the Structural dynamics of matter) 안젤로 루비오(Angel Rubio) 소장(Director), 신동빈 박사, 진 짱(Jin Zhang) 박사, 니꼴라 따콘 드젱(Nicolas Tancgone-Dejean)연구원, UNIST 물리학과 마무트 오카야이(Mahmut Okyay) 연구원이 함께 수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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