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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하늘색 넥타이' 매고 대정부 질문 나온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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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즐긴다"
2006년 때와는 미묘하게 달라진 모습
서울시장 야권 후보 최종 단일화 때 행보 주목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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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2006년 2월에 대정부 질문을 하고 15년 만에 합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지난 4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섰다.

"총리님 요즘 말씀이 굉장히 거칠어지셨어요. 어떻습니까?"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정세균 총리를 떠보는 질문이었지만 2006년에 비해 한 톤 부드러워진 목소리였다.


주요한 자리에선 빨간색 넥타이를 고집한다고 알려진 홍 의원은 이날 푸른 계열 중에서도 파스텔 톤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장애물은 피해 가는 것이 아니라 돌파 하는 것 입니다."

대정부 질문을 하루 앞두고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썼다. "장애물은 피해 가는 것이 아니라 돌파하는 것이다. 장애물이 있기에 스스로 강해질 수 있고 돌파 하면서 단련될 수 있다. 정치적 반대자가 있기에 단련 되고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까? 당내외에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나는 언제나 그 싸움을 즐긴다"고 했다.


그는 줄곧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며 쓴소리를 해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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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맛' 질문이 이어졌다. 대정부 질문에서 홍 의원은 정 총리에게 "조국 가족 범죄단 사건, 추미애 전 장관 아들 탈영 문제 수사와 처리, 윤석열 총장 막무가내 쳐내기 이것을 보면서 시중에 '이게 나라냐?'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종합부동산세, 밤 9시 이후 영업금지, 북한에 건넸다는 USB, 가덕도 공항 등 현안과 함께 울산시장 부정 선거, 유재수 감찰 무마, 원전 폐기 은폐 조작, 문재인 대통령 가족 관련 사안 등 정부가 난색을 표하는 이야기도 서슴없이 꺼냈다.


"경복궁 무너지면 대원군 탓 하면 되겠네요?"

문재인 정부가 25번이나 발표한 부동산 정책에 관해서도 물었다. 홍 의원이 "노무현, 문재인 시절 부동산이 폭등했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시절 부동산 시장은 안정이 됐다"며 그 이유에 대해서 묻자 정 총리는 "과거의 유산에 의해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이 문제가 당장 우리가 만들어 낸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경복궁을 중건한 흥선대원군을 소환 해내며 받아쳤다. 그는 "전 정권을 탓하는 게 아니고 이 정권의 부동산 대책에 이념이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가 총리님하고 오늘 싸우러 나온 게 아니고…."

4대강 보 수해 성금 관련 논쟁을 벌이던 홍 의원은 정 총리의 목소리가 커지자 싸우러 나온 게 아니라고 말했다. 정 총리와 상당 시간 동안 설전을 주고 받았지만 과열 양상을 보이면 흥분으로 응대하기 보다는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2006년 2월 이해찬 총리와 벌인 대정부 질문에서는 신경전 끝에 "(나는) 브로커와 놀아나지 않았다. 브로커들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고성이 오갔다. 이번 대정부 질문에서는 홍 의원은 '싸움 닭'이라 불리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각 세우던 김종인에 '야권 큰 어르신'
지난달 하루 차이로 나경원·안철수와 만나

'홍그리버드'의 변신이 시작됐다. 최근 행보에서도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야권의 큰 어른'으로 지칭하며 이례적으로 칭찬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통해 받아 주는 것으로 정리해준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 원전 관련 김 위원장의 '이적행위' 발언을 옹호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무소속 홍준표 의원(오른쪽)이 11일 오후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가운데)에게 인사차 들렀다 방문 시간이 겹쳐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무소속 홍준표 의원(오른쪽)이 11일 오후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가운데)에게 인사차 들렀다 방문 시간이 겹쳐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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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홍 의원은 야권 서울시장 경선 후보를 연달아 만났다. 대선에서 부딪힌 적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팔공산 동화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바로 다음 날은 나경원 전 의원을 식당에서 만났다. 이날 자리에서 홍 의원과 나 전 의원은 앙금을 털어내고 덕담을 나눴다고 한다.


홍 의원의 행보가 3월 초 야권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금 상황에선 야권 후보들 간 최종 단일화 과정에서 홍 의원이 중추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행보 속 이번 대정부 질문은 한결 부드러워진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무대였던 셈이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마음을 끌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12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12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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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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