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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고 저축하고…" 코로나에 지갑 닫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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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에 허리띠 졸라매는 사람들
소비 지출액 2.2% 감소, 전 분위서 줄어
가계저축도 늘어...경기부진 우려도
전문가 "미래 예측할 수 없어 나타난 현상...불안감 해소위한 소비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자 소비 대신 저축을 하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자 소비 대신 저축을 하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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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아껴야죠.", "저축해서 미래 대비하려고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외식을 비롯해 여가활동, 쇼핑 등을 자제한 데다 소득도 줄어 당장 생계를 이어나가기도 벅찬 이들이 많아진 탓이다. 그러나 소비 부진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는 소비 위축 현상의 증가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발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고 밝힌 직장인 A(30) 씨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A 씨는 "코로나로 생활 방식이 달라지면서 돈도 덜 쓰게 되는 것 같다"며 "회사 사정도 그리 좋지만은 않아 평소 받던 급여보다 줄어들기도 했다. 생필품 이외에는 선뜻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더라. 패션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엔 옷도, 가방도 사지 않고 있다. 그 돈으로 저축을 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라고 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최근 국내 직장인 2,63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가 줄었다'고 답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예 소비습관을 바꾸고 싶다는 응답도 80%에 달했다. 이들 중 가장 많은 39.7%는 '소비를 하더라도 계획적으로 할 것이다'고 답했으며,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것이다'(32.4%), '꼭 필요한 소비 외에는 하지 않을 것이다'(20.9%)가 뒤를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가구가 지출을 줄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가구가 지출을 줄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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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가계 지출 감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3분기 가계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3분기 모든 가구의 가계 지출액은 398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408만1000원 대비 2.2% 감소했다.


가계 지출 감소 현상은 소득 분위별 가구 전체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3분기 1분위 가계 지출액은 188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2분위는 284만2000원으로 8.2%, 3분위는 370만5000원으로 1.3%, 4분위는 458만9000원으로 0.5%, 5분위는 692만6000원으로 0.9% 감소했다.


소비를 줄인 항목을 보면 1분위는 오락·문화(-20.9%) 소비 지출액을, 2·3분위는 교통(-39.7%·-32.0%)을, 4·5분위는 오락·문화(-26.7%·-37.1%)를 가장 많이 줄였다. 이밖에 교육(-6.5~-23.6%)과 의류·신발(-9.7%~-21.5%)의 감소 폭도 컸다.


이렇듯 소비가 위축되면서 올해 가계저축률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조사통계월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단기적으로 소비가 위축돼 국내 가계저축률이 10% 안팎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와 감염 우려 등으로 여행이나 음식, 숙박과 같은 대면 서비스 부문에서 소비가 위축된 것이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은은 "가계저축률 상승은 소비 부진의 장기화를 부를 수 있고, 거시경제 정책의 내수 부양 효과도 약화할 수 있다"며 "저성장·저물가·저금리 현상이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3월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산한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거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지난3월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산한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거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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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위축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해외 주요국들의 저축률도 크게 오르는 모양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분기 개인저축률은 25.7%로 지난해 연간 7.5%와 비교해 큰 폭으로 올랐다. 유로 지역도 같은 기간 12.9%에서 24.6%로 상승했다.


전문가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하려는 경향이 짙어진 데 대해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소득의 안정성이 더욱 불투명해졌다"며 "미래 소득에 대한 소비자의 기재심리(예측)가 부정적인 것으로 소비가 장기적으로 가계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감염병 상황에서 불안감을 해소하고 싶어 하는 소비심리라는 견해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취업난이 더욱 심화하고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이 늘었다"며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현명한 소비를 통해 성취감을 얻는 이들도 있다. 절약할 수 있는 정보를 찾아내는 것에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라고 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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