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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가계부채 대책, 구체적 관리지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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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가계부채 대책, 구체적 관리지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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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과도한 가계부채가 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서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신용공급은 유지하되 DSR을 통한 상환능력심사를 강화해 신용대출총량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와 기획재정부ㆍ한국은행 등 당국도 이미 7~8년 전부터 가계부채 문제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경제를 위협할 심각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해 왔다.


그런데도 매번 대책 발표 때마다 보이는 지표에는 개선된 점을 찾을 수 없다. 이번 발표를 보더라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2014년 158%에서 2019년 190.6%로 32.6%포인트 증가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2014년 82.9%에서 97.9%로 15%포인트 증가했다. 이 수치는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

세계경제포럼은 가계부채의 임계치로 GDP 대비 부채잔액은 75%,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은 20%를 제시한 바 있다. 이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체케티 전 국제결제은행 이사는 가계부채가 GDP 대비 85%를 넘으면 임계치를 지난 것으로 봤다. 그리고 2019년 기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144.2%이고, GDP대비 가계부채는 65.6%이다. 한편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7년에서 2008년 당시 미국의 가계부채는 GDP 대비 96~98%였고, 주가 및 부동산가격이 급락한 1989년에서 1991년 당시 일본의 가계부채는 GDP 대비 56~60%였다. 이런 지표들에 비춰 보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과다하고 심각하다는 것은 금방 드러난다. 그러나 금융위가 내세우는 대책에는 이를 관리하기 위한 구체적 지표가 보이지 않는다.


금융위가 그간의 정책효과로 내세우는 유일한 점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연간 8%~11%이던 것이 지난 3년간 4~5% 정도로 줄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올해에는 다시 확대됐다고 한다. 게다가 같은 기간 가처분소득 증가율도 줄어, 결국 앞서 본 것처럼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계속 증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결과로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지금의 가계부채 규모에는 지난 시기 빚 내서 집사게 하는 정책과 신용공급의 지속적인 확대정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점에서, 금융위가 내세우기에는 너무 안일한 지표로 보인다. 금융위는 몇 년전부터 경제규모가 확대되면 가계부채도 양적으로 팽창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부채규모를 줄이는 것을 부자연스러운 것처럼 설명해왔다. 그런데 이것이 자연스럽다면 일정 규모의 경제에서 어느 정도의 가계부채가 위험한지도 함께 밝히고 관리 지표를 공개해야 하는데 언급조차 없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65% 이하로 관리하겠다고 했다가 그 기준도 넘게 되자 해당 지표를 슬쩍 빼버리고 이제는 아예 기준으로 내세우지도 않는다. 금융위가 어느 수준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 생각을 알 수 없는 것이다.

금융위는 스스로 안정적인 성장세 유지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해 가계부채 증가 속도 및 연착륙을 위한 관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금융위는 정밀한 분석과 해외 사례 검토를 통해, 그 관리지표로서 앞서 언급한 임계치 또는 OECD 평균으로 가계부채 규모를 관리하겠다는 등 구체적 입장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계대출의 50%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인 상황에서 다주택자의 담보대출부터 줄여가는 등, 부채 총량을 축소하기 위한 섬세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를 하지 않는 것은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와 같은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것과 같다. 금융위는 이제라도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 계획과 지표를 국민에게 제시하고 이행해야 한다.


백주선 법무법인 융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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