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 '전통 단청안료의 과학적 조사·분석(서울·경기 편)' 발간
경복궁 수정전 등 궁궐 건물에 주로 모로(毛老)단청이 사용돼 위계와 권위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모로단청이란 부재 끝부분에만 문양을 넣고 가운데는 긋기로 마무리한 단청을 말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전통 단청안료의 과학적 조사·분석(서울·경기 편)’을 26일 발간했다. 서울·경기 지역에 있는 국가지정 목조문화재 여덟 건에서 594곳을 조사 및 분석한 결과다. 사용된 안료 종류와 성분, 원료, 색상 및 채색 층위에 대한 과학적 기초자료를 확보했다.
단청은 청·적·황·백·흑색을 기본으로 목조 건축물에 여러 가지 무늬와 그림을 칠한 것을 뜻한다. 건축물 장식과 부재 보호를 모두 기대할 수 있다. 사용된 안료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흙, 암석 등의 광물을 분쇄하거나 정제해 제조한 것, 합성해 제조한 것, 동물성·식물성 유기재료를 사용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청 층위는 목재 위에 바탕층, 가칠층, 채색층 순으로 이뤄졌다. 문양과 부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조성됐다. 바탕층에서 백토, 가칠층에서 뇌록이 사용된 것도 확인됐다.
이번에 주로 조사한 궁궐단청에서는 전라·경상 지역 사찰단청에서 보이는 화려한 장식의 금단청보다 주로 모로단청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보고서에 “궁전의 위계와 권위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된다”고 썼다. 이어 “군청, 석청 등 당시 수입에 의존했던 고가의 원석으로 제조하는 청색안료가 눈에 띠게 나타난 것에서도 궁궐단청의 격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연구소는 이번 보고서가 전통 단청안료에 대한 복원 연구는 물론 국가지정문화재 단청 보수에서 전통 소재 선택을 위한 기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충청 지역 목조문화재 조사를 마치고, 내년에 전통 단청안료 과학조사 보고서를 완간할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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