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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방역?" 거리두기 3단계 결정 신중한 정부…등돌리는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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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 320명…사흘 만에 다시 300명대
청와대·정부 "3단계 격상 검토중"…국민 '분통'
전문가 "정부, 이율배반적 상황 피하려 저울 중"

서울시가 실내외 마스크 의무착용 행정명령을 내린 지난 24일 오전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실내외 마스크 의무착용 행정명령을 내린 지난 24일 오전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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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함에 따라, 확산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감염학계 등 전문가들이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정치권에서도 3단계 시행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부는 3단계 시행을 적극 검토하겠다면서도, 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3단계는 실내·외 1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고위험시설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이 폐쇄되는 조처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거리두기 3단계 시행 결정을 유보하는 것을 두고 비판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결정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대한 선제적 조처를 하기가 어려운 데다, 오히려 국민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정부 정책이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을 직면할 수 있어 방역과 경제 두 가지를 모두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4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지역감염 사례가 이어지는 등 재확산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촉구하는 감염학계 의견이 나왔다.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한 유관학회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지난 23일을 기준으로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됐지만, 현재 유행 상황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방역 조치는 조기에 적용돼야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3단계 시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와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엄중한 비상상황으로 받아들이고 3단계 시행을 두고 본격적 논의를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방역은 물론 경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방역을 강화하면서도 한순간도 경제를 소홀히 할 수 없다"며 "방역과 경제는 반드시 함께 잡아야 하는 두 마리 토끼"라고 밝혔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2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거리두기 3단계를 언급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지금 단계에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3단계 격상은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일상이 정지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며 실로 막대한 경제 타격을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두 마리 토끼'를 언급한 만큼, 방역에 우선적 방점을 두기보다는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종합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 사진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의사협회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긴급 정부대응 담화를 발표하는 박 1차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 사진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의사협회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긴급 정부대응 담화를 발표하는 박 1차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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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또한 코로나19 확산을 이번 주 내로 막지 못하면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며 이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이번 주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결정짓는 중대한 고비"라며 "3단계가 시작되면 일상이 정지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는 어려움을 감내해야만 한다"고 우려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전국 2단계 조치가 어제 시작됐고, 수도권 2단계 효과 확인에도 이른 감이 있지만,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3단계에 대해서도 현재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당장 3단계로 격상하는 부분은 정부 내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21일 YTN 의뢰를 받아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강화 방안에 대한 필요성'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55.9%가 "감염 확산 조기 차단을 위해 필요한 조치"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40.1%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65.8%, 미래통합당 지지층의 46.7%가 "3단계 격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3단계 격상을 검토 중"이라는 정부의 태도를 두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감염병 관련 전문가들이 선제적 조치를 강조하며 거리두기 시행을 촉구하며, 시행 후 3~4주 후에야 방역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으나 재확산이 시작된 이후에야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강화하는 등 뒤늦게 조처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23일에서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앞서 지난 16일부터 서울·경기지역에 한해 2단계를 우선 적용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가 연일 3단계 격상 결정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진다. 최근 12일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나드는 등 재확산이 시작된 만큼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며, 확진자 수가 한자리 또는 두 자릿수로 떨어지기 전까지 국민들이 경각심을 풀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주점이나 클럽 등 고위험시설이나 외부 모임 등은 정부의 금지 조처가 내려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제한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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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민심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4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YTN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전국 유권자 251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부정평가는 50.8%로 나타나. 이는 8월 첫 주 52.4%, 8월 둘째 주 52.6%에 이어 3주 연속 50% 이상을 기록한 수치다.


전문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경제가 위축될 우려는 분명히 있지만, 방역을 위해 강경하게 나서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6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정부에서 3단계 격상을 고려하고 있으나) 3단계를 시행하게 되면 경제활동이 지나치게 위축된다"며 "방역 수준을 높였다가 경제가 위축이 되면, 현재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재난지원금 논의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율배반적인 상황이 된다. 그래서 지금 저울 중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3단계로 격상하면) 한쪽에서는 돈 쓰라고 돈을 풀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장사를 못 하도록 규제를 하는 상황이 된다. 이율배반적이기 때문에 고민하는 것이고, 그래서 방역과 경제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강하게 대응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기준 국내 신규확진자 수는 320명으로 파악됐다. 누적 확진자 수는 1만8265명이 됐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13일 연속 일일 확진자 수는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신규 확진자 수는 324명, 332명, 397명을 기록하는 등 사흘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이후 24일과 25일에는 200명대로 떨어졌다가 이날 다시 300명 대로 늘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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