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저렴하고 손쉽게 탄소섬유로 가공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일반섬유와 대비해 각각 기계적 강도는 3배 이상 높고 전기전도성은 약 1.5배 개선된 탄소섬유를 뽑아낼 수 있어, 웨어러블 기기 소자나 마스크 정화 필터 등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욱 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의 연구팀은 연필심에 쓰이는 값싼 흑연으로부터 손쉬운 용액 공정을 통해 그래핀 섬유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해, 관련 연구 논문이 국제 학술지인 ACS 센트럴 사이언스에실렸다고 13일 밝혔다.
납작한 단면 가진 그래핀 섬유 개발
연구팀은 100% 그래핀으로 이뤄진 섬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스스로 납작해져 벨트와 같은 단면을 갖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연구팀은 유기용매에 분산된 그래핀 산화물에 소량의 물을 첨가해 수화현상을 일으켰다. 이를 통해 용액안의 그래핀 산화물이 주름없이 퍼져 열역학적으로 안정적인 액정상을 발현하고, 나아가 그래핀 산화물의 구조가 자발적으로 평평한 벨트 모양으로 변형됨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통상적으로 일반섬유는 그 단면이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 원자 단위의 평평한 2차원 소재인 그래핀으로 이루어진 섬유는 단면이 납작한 형태가 안정적인 구조라는 점을 규명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웨어러블, 마스크 정화 필터 등에 활용
이번에 개발된 납작한 벨트형 그래핀 섬유는 내부에 적층된 그래핀의 배열이 우수해 섬유의 기계적 강도와 전기전도성이 대폭 향상됐다. 원형 단면을 갖는 일반섬유와 대비해 각각 기계적 강도는 약 3.2배(320%), 전기전도성은 약 1.5배(152%) 향상됐다.
특히 이 섬유는 납작한 면 방향으로 매우 쉽게 구부러지는 유연한 섬유로 구성할 수 있어, 플렉시블 소자(유연 소자)나 웨어러블 소자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책임자인 김상욱 교수는 "그래핀과 같은 2차원 소재로 섬유를 만들면 납작한 벨트 형태가 이상적인 배열구조"라며 "납작한 그래핀 섬유는 납작한 면 방향으로 유연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기존의 잘 부러지는 탄소섬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최근의 이슈인 마스크의 필터 소재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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