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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슈퍼' 아현동에 투자자 몰린 까닭은…"초기 재개발 몸값↑"

최종수정 2020.07.02 11:23 기사입력 2020.07.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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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급등', 청약은 '로또'
6·17 대책으로 재건축까지 막히자
뜨거워진 재개발…구역지정도 안 된 곳까지 호가 상승
전문가 "초기 재개발 위험도 높아 묻지마 투자는 유의해야"

'돼지슈퍼' 아현동에 투자자 몰린 까닭은…"초기 재개발 몸값↑"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방법원의 경매장. 1986년 지어져 올해로 34년 된 성동구 금호동 (이하 전용면적)의 23.1㎡짜리 주택에 18명의 입찰자가 몰렸다. 결국 감정가 1억8289만원인 이 물건은56%나 높은 2억8540만원에 낙찰됐다.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 구역 지정조차 되지 않아 사업 가능 여부조차 불투명한 초기 단계 사업지의 주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낙찰 가격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초기 재개발 사업지에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은 급등하는데 청약당첨 확률은 극히 낮은데다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재개발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특히 구역지정 전이나 추진위원회 등 투자 위험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초기 사업단계의 재개발로까지 수요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법원 경매는 물론 일반 거래 시장에서도 초기 재개발 단계의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아현1구역으로 재개발이 추진되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대지지분 28.7㎡ 주택은 지난달 6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이 일대에서 비슷한 지분을 가진 주택이 5억1000만원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약 1년 만에 1억5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하지만 영화 기생충 속 '돼지슈퍼'로 유명한 아현1구역은 아직 구역지정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동의서를 걷고 있는 단계다. 현재 이 구역은 지난달말 기준 동의율 67.4%로 구역지정 요건(3분의2)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추진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구 신당동 신당10구역,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9구역 등 과거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가 사업이 재추진되는 지역의 노후 주택가격 호가도 뛰고 있다. 전농동 A공인 관계자는 "청량리ㆍ전농동 일대 신축 아파트 입주가 잇따르고 청량리역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매물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조합설립인가가 이뤄진 재개발구역들은 호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송파구 마천동 마천3구역의 경우 대지지분 29.37㎡짜리 연립이 7억원에 거래됐다. 이지역 B공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세를 끼면 실투자금액 5억원 안팎에 거래가 가능했는데 이제 5억원 중반~6억원대 이상 매물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초기 단계의 재개발은 위험도가 높다. 사업 장기화는 물론 자칫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지분 쪼개기가 많은 구역은 사업성이 낮아 추가분담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가 몰리는 배경에는 소액 투자가 가능한데다 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초과이익 환수제와 실거주 의무 기간 2년 등 재건축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된 것도 재개발 투자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재개발 물건 대부분은 다세대ㆍ연립이나 다가구ㆍ단독주택이어서 6ㆍ17 대책으로 인한 전세대출 규제 회피가 가능하다. 아파트가 아닌 일반주택은 전세대출을 받은 상태로 3억원 이상 매물을 사더라도 대출이 회수되지 않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리한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초기 재개발은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입지나 추진 속도에 따라 사업성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으므로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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