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세대 폄하·'나이 들면 다 장애인' 발언 논란에 결국 제명
기자회견 자청하고 발언 의도 해명 후 재심 청구 의사 밝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혜민 기자] "나이 들면 다 장애인", "3040은 무지" 등 세대비하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대호 미래통합당 서울 관악구갑 후보가 결국 제명됐다. 총선을 7일 앞두고 막말이 중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미래통합당이 곧바로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임박해 출마한 후보를 당이 제명하는 사상초유의 일이 단행된 배경이다. 김 후보는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히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미래통합당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선거기간 중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다"며 김 후보의 제명을 결정했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권역 선대위 회의에서 "30대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닌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발언하며 3040 세대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이어 7일 서울의 한 지역방송국에서 열린 관악갑 총선후보자 토론회에서 "장애인들은 다양하다. 1급, 2급, 3급…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며 노인층 비하로 보일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총선을 앞두고 '막말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제명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게 말이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며 "첫날 말실수를 해서 그걸 한번 참고 보자 생각했는데 다음 날 거의 똑같은 말실수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당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바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대응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오전 영등포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래통합당 윤리위 결정은 이해는 가지만 심히 부당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윤리위 결정에 대해 10일 이내에 재심 청구를 하겠다. 필요하면 가처분 신청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리위 측에 재고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폄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는 노인 폄하 논란에 대해 "발언 전문을 보면 알 수 있듯, 제 발언은 노인 폄하는 커녕 노인 공경과 배려 발언"이라며 "몇몇 언론사가 문제 삼은 '노인은 다 장애인이 된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수많은 노인들을 통해서 전혀 모멸감을 느끼는 표현이 아니란 것을 확인했다. 나이 들어 장애를 갖게 되는것이 모멸감을 느낄 만한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3040 세대 폄하 발언과 관련해서는 "발언의 실제 내용과 진의를 떠나 많은 3040에게 상처를 준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사과했다. 단 그는 "제가 그말을 할때 모든 문제를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를 수구 보수, 냉전 기득권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특정하고 이들이 거대한 무지와 착각에 빠져있다고 했다면 별 문제가 없었을 발언"이라며 "제가 말한 취지는 분명히 그런 취지였는데 이를 특정하지 못해 사단이 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는 과거 진보 진영에 몸담은 학생운동, 노동운동계 인사로 민주당 소속으로 관악갑 국회의원에 도전한 바 있다. 이후에는 운동권 출신 인사들을 비판하는 행보를 보였으며, 2014년 '쌍용차 해고자 복직 판결은 잘못됐다'는 언론 기고를 하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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