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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불출마 김세연 '비움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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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부산에서 김진재 땅을 안 밟고 사는 사람은 없다는데…."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계에 입문했을 때부터 따라붙은 꼬리표는 '김진재의 아들'이다. 나이 지긋한 부산 시민 중에서 고(故) 김진재 전 의원(동일고무벨트 사장 출신)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별로 없다. 부산 금정구에서 5선 고지를 밟은 데다 소문난 재력가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2008년 제18대 총선 당시 부친의 지역구에 나섰을 때 전국적인 관심사가 된 것은 그의 재산이었다. 432억원의 재산을 신고해 전국의 모든 총선 후보 중 네 번째로 많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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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정치 거물이던 부친은 60대 초반의 나이에 지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부친의 대를 이어 금정구에 도전장을 내민 김 의원에게 시민들은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도 득표율은 64.8%에 달했다.


김 의원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사위로도 유명하다. 정·관계 실력자로 통하던 부친과 장인의 이름값은 정치적으로 든든한 자산이다. '정치인 김세연'의 행보는 처음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다.

금정구에서 3선에 오른 김 의원은 새누리당, 한국당 등 보수 성향의 정당에 몸담았다. 김 의원의 정치 행보는 화려함보다는 담백한 스타일이다. '합리적인 보수' 노선은 경쟁 정당에서도 그의 주장을 경청하게 하는 힘이었다. 부산시장 선거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그는 출마를 고사했다.


정치인 김세연이 다시 여의도 정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1대 총선 '불출마의 변' 때문이다.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을…."


평소 격한 표현을 자제하는 김 의원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예상 외로 센 발언이다. 김 의원은 한국당의 창조적 파괴를 통한 재탄생을 역설했다. 한국당의 반응은 냉랭하다. 숨겨진 의도를 의심하는 분위기다. 자신을 던진 김 의원의 선택은 정치적인 소득 없이 마무리될까.


'정치 개혁'을 촉구하며 2004년 1월 불출마를 선언한 '초선 유망주' 오세훈 당시 의원은 불과 2년 후인 2006년 5월 서울시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바 있다. 2022년 6월에는 새로운 부산시장을 뽑는다.


김 의원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부산시장 선거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스스로 비우면 언젠가는 채워지는 여의도 정가의 섭리(攝理), 그것이 '비움의 정치학' 아니던가.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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