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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줄고 날은 추워지는데…막막한 제일평화시장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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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화재 이후 기약 없는 천막 생활
난방기구 못쓰고 길거리서 끼니 해결
대체상가 위치도 결정 안돼

서울 중구 제일평화시장 건너편 인도에 마련된 천막 매장./이정윤 기자

서울 중구 제일평화시장 건너편 인도에 마련된 천막 매장./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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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서울 중구 제일평화시장 지하 1층에서 잡화를 파는 정영희(52)씨는 올해 11월부터 시작되는 겨울 장사를 반(半)포기했다. 비수기인 1~2월을 버티려면 한 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11~12월에 한몫 챙겨놔야 하지만 시장 화재 이후 천막영업을 하면서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 천막에 달아놓은 형광등 몇 개 외엔 제대로 된 조명조차 없어 막상 손님이 와도 이목을 끌지 못한다. 길에 깔아 놓은 물건을 찾는 손님은 드물다.


매출 감소만큼이나 견디기 힘든 일은 기약 없는 천막 생활이다. 열악한 환경 탓에 전열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마땅치 않다. 마냥 기다리는 것 외엔 방법이 없는 게 현재 상황이다.

시장 2층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한모(51)씨는 자신의 처지를 "거지 중의 상거지"라고 했다. 그는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떨어지는 기온에 감기까지 달고 산다"며 "천막 장사를 하면서 이곳을 벼룩시장처럼 생각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제일평화시장 건너편 인도에는 비슷한 처지의 상인 280여명이 64개의 붉고 푸른 천막 아래 의류를 펼쳐놓고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모두 지난 9월 22일 새벽에 발생해 23시간이나 계속된 화재로 일할 공간을 잃었다. 이들은 진열 공간이 없어 상품을 제대로 내보이지도 못한다. 비닐로 천막을 에워싸 외풍을 막고 먼지가 날리는 길거리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언제쯤 시장 건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중구청과 제일평화시장 상우회는 이달 안에 대체상가를 확보해 입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안을 마련 중이지만 아직 위치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대체상가가 마련된다해도 제일평화시장 인근을 벗어나긴 어렵다는 게 상인들 입장이다. 상인 이진원(50)씨는 "제일평화시장 주변에 의류 상권이 형성돼 있어 이곳을 벗어나면 손님이 더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재수 제일평화시장 상우회장은 "12월에 건물 안전 진단이 나와도 내부 공사 및 리모델링이 끝나려면 6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며 "대체상가 위치와 입점 일정에 대해 구청과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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