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시장, 2025년께 7조 규모로 성장"
유럽·북미·중국 중심…가격 기하급수적 ↑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비싸도 괜찮아요, 한정판인 만큼 그 이상의 가치가 있으니까요. 또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더 높아지니 되팔 때 수익도 짭짤하고요."
자타공인 운동화 매니아인 24살 대학생 하성헌(가명)씨. 그는 매일 나이키와 아디다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추첨 예정인 모델을 검색해 드로우(Draw·제비뽑기), 래플(Raffle·추첨복권)을 응모한다. 운동화 발매가 있을 때는 친구들과 매장 앞에서 최소 6시간 이상 줄을 서기도 한다. 그 중 얼마 전 당첨된 나이키 사카이는 17만9000원에 구매해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에서 110만원에 되팔았다. 수익률은 무려 550%에 달했다.
일명 '샤테크(샤넬+재테크)'라 불리는 패션 재테크 대상이 스니커즈로 넓어졌다. 새로운 주력 소비 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스니커즈 투자가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의 청바지를 입으면서도 운동화만큼은 희귀 한정판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의 취향이 운동화 가치를 높이고 있다.
9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코는 최근 전세계 스니커즈 리세일(재판매) 시장이 2025년 60억달러(약 7조179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유럽과 북미지역, 중국에서 성장세가 가파를 전망이다. 이들 지역은 스니커즈 문화가 확산하고 있으며, 희귀 아이템에 대한 매니아들의 수요로 인해 제품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판매 시장의 급성장에는 스니커즈를 거래하는 플랫폼도 영향을 미쳤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최적화된 체계적인 온라인 플랫폼이 갖춰지면서 거래가 활발해졌다. 미국의 경우 대표적인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스탁엑스가 론칭 3년 만에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거래 중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같은 성격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인 중국의 독(毒) 역시 1억달러(약 1194억원)가 넘는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주식의 투기성 주식매매를 가르키는 '차오꾸(炒股)'라는 말에서 유래한 스니커즈 운동화를 사고파는 '차오시에(炒鞋)라는 중국 신조어도 나왔다.
이같은 유행에 따라 국내에서도 최근 컬렉터블 아이템 거래 플랫폼이 론칭됐다. 서울옥션블루는 엑스엑스블루(XXBLUE)를 9월 론칭했다. 미술품 외에도 스니커즈, 아트토이 등 다양한 컬렉터블 아이템을 선호하는 젊은 컬렉터들의 증가에 주목했다. 대중성이 높은 스니커즈를 시작으로 아트토이, 럭셔리로 확장할 계획이다. 론칭 한 달만에 회원수도 1만명을 돌파했다. 간단한 거래 방식과 체계화된 시스템, 가품 검증 서비스 등이 장점이다. 스니커즈의 2차 시장을 데이터화하고 제품 가격을 주식 시세 변동과 같이 실시간 업데이트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엑스엑스블루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매사 소더비를 비롯한 경매시장에서도 스니커즈가 새로운 카테고리를 등장하는 등 새 컬렉터블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2030세대 들은 물론 중고등 학생까지 스니커즈에 투자하는 스니커테크가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을 정도로 스니커즈 시장이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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