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으로…2명 숨지는 등 인명 피해 속출(종합)

태풍 '링링' 피해 자료 사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전국에서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충남 보령시 남포면에서 A(75) 할머니가 강풍에 날아가다 추락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과 충남도 재해대책본부는 A 할머니가 농기계 창고 지분을 점검하다 강풍에 지붕과 함께 약 30ｍ를 날아간 뒤 화단 벽에 부딪힌 것으로 파악했다.

오후 2시44분께에는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후문 주차장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 운전기사 B(38)씨가 무너진 담벼락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B씨가 회차 지점에서 버스를 정차한 후 내렸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상자도 발생했다. 오전 9시께 경기 포천시 일동면에서 떨어지는 지붕 구조물을 피하다 C씨가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선 40대 여성이 강풍에 떨어진 병원 간판을 맞고 다쳤다. 영흥도에선 70대 남성 1명이 낙상 사고로 부상을 당했다. 충남 보령시 성주면에서는 집 앞 공터에 임시 설치된 철제 구조물이 바람에 무너져 D(67)씨 집을 덮치며 D씨 부부가 다쳤다.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서는 E(48)씨가 낙하물로 추정되는 유리에 손목과 머리 부위 등을 다쳤다. 파주시 문산읍에서는 마트 냉장고가 강풍에 넘어져 B(52)씨가 부상을 입었다. 서울에서도 오후 4시 기준 2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 피해도 속출했다. 전국 5만7146가구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오후 4시 기준 4만1605가구에 대한 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시설피해도 총 57건이 발생해 응급 복구 중이다. 서울에서는 교회첨탑이 무너졌고 대전에선 주택 3곳과 상가 2곳이 침수 등 피해를 입었다. 제주에선 넙치 2만2000마리 질식사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광주, 강원 등에서도 간판이 떨어지고 차량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났다. 전북에선 정박 선박이 전복됐고 농작물 2604ha도 피해를 입었다.

'링링'은 빠른 속도로 북진하고 있으나 수도권 등에 여전히 강풍이 부는 등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일 오후 4시 기준 '링링'은 평양 남쪽 약 70km 부근(북위 38.4도 동경 125.7도) 육상에서 시속 49km로 북북동진 중이다.

'링링'은 강도 '강'에 중형 크기 태풍으로 최대풍속 37m/s, 중심기압 965Pa(오후 4시 기준)로 이날 오후 6시 평양 북동쪽 약 70km 부근 해상에서 8일 오전 12시 강계 북동쪽 약 190km 부근 육상, 8일 오전 6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서쪽 약 240km 부근 육상 등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여전히 중부지방 등에 기록적인 바람이 부는 곳이 많다"며 "오늘 밤까지는 안전에 철저히 대비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