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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지 못하던 일에서도 '나만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

최종수정 2019.07.28 12:55 기사입력 2019.07.2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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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

벡 도리 스타인/ 이수경 옮김/ 마시멜로/ 1만5800원.

벡 도리 스타인/ 이수경 옮김/ 마시멜로/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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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대학을 졸업하고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다섯 가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어느 날, 타이핑 직원을 구한다는 회사에 합격하고 보니 바로 미국 백악관에서 현직 대통령의 말을 기록하는 속기사 업무였다.


세상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이 움직이는 비밀스러운 곳,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그대로 옮겨 적는 지극히 단순하지만 엄중한 일, 수시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다른 도시와 세계 곳곳을 숨가쁘게 누비다가 대통령의 휴가지까지 따라가는 호사는 분명 여느 20대는 경험하지 못할 대단한 행운임에 틀림 없다.

저자는 버락 오바마 재임 시절인 2012년 백악관에 들어간 순간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까지 무려 5년 동안 백아관에서 함께 일하고 알고 지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과의 사이에 있었던 우정과 사랑, 지극히 개인적인 일까지 이 회고록 속에 세세하게 그려냈다.


정치적 암투와 공작, 음모와 계략이 판치는 음습한 정치 드라마가 아니라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은 신입사원의 좌충우돌 경험담과 로맨스가 결합된 시트콤 같은 에피소드들이 그 어떤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세계를 움직이는 엘리트들과 매일 같이 부딪기고 때로는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스케쥴을 소화하노라면 분명 긴장의 연속일 법한데, 그녀는 고군분투하는 가운데서도 늘 '잘 하고 있는 걸까' 자신을 돌아본다. 워싱턴 뒷골목길 술집에서 정치판에 끼고 싶어 안달하는 '얼간이'들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어느새 스스로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백악관의 풍경과 일상에 끌려 과감히 연인과의 이별을 선택하기도 한다. 너무나 매력적인, 하지만 그 끝이 뻔히 보이는 사랑에 상처를 받다가도 유혹과 이성의 아슬아슬한 선을 넘나들며 자유로운 젊음을 즐길 줄도 안다.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해 움직이는 고위 참모진부터 대변인과 보좌관, 의료진까지 그녀가 소개하는 백악관의 사람들의 일상은 많이 특별해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울고 웃는 희노애락은 보통의 사람들의 일상과 다르지 않다. 청소원과 경비원, 식당 담당자까지 하나하나 없어서는 안 되는 역할이지만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백악관 내 사람들은 모두 맡은 일을 성실하게 묵묵히 해내고 있고, 그 덕분에 역사의 한 페이지는 차곡차곡 쌓여간다.


주변 눈초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초록색 바지에 핑크색 구두를 신고, 좌충우돌 일을 배워나가던 저자는 동료들의 응원에 힘입어 속기사에 머무르지 않고 결국 자신만의 글을 써내려 가기 시작한다. 그 첫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인 듯 싶다. 단순히 백악관에서 일하게 됐다는 셀레임으로 들떴던 그녀의 마음도 이제는 우리가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어떤 정책을 지지해야 하고, 정부에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되새기게 된다.


그래서 무려 26명의 희생자를 낸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직후 대통령의 성명을 기록하면서 그녀는 속으로 외친다. "이대로 안 돼. 뭔가 해야만 해. 의회가 움직여야 할 때야." 그리고 기도한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그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반드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금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조바심이 나는 취업준비생이라면, 혹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하찮고 보잘 것 없다고 느끼는 사회초년생이라면 저자가 되새기던 스티브 잡스를 말을 기억하길 바란다. '인생의 경험이라는 점들이 어떻게 연결돼 그림이 완성될지는 미리 알 수 없다. 나중에 되돌아봐야만 알 수 있다. 그러니 그 점들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연결될 것임을 믿어야 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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