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CIA국장대행, "北핵동결 타당…거부하는 건 어리석어"

핵동결 하면 개성공단 재개 등 일부 대북제재를 완화
동결이 비핵화 최종상태는 아니야…사찰도 받아야
北, 금강산 관광 상품 소개…등산, 낚시, 온천치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마이클 모렐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대행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이 핵 동결 조치를 취한다면 개성공단 재개 등 일부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대북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핵 동결' 협상의 전망이 커지는 분위기다.

모렐 전 국장대행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그렇다, 핵 동결이 북한과의 타당한 다음 조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 북한 핵ㆍ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그는 핵 동결을 통해 북한과 신뢰를 쌓아 핵 프로그램의 영구적 제한ㆍ감축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북ㆍ미가 단 한번의 협상으로 북 핵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만큼 우선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핵 동결이 먼저 진행되지 않으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의 핵ㆍ장거리 미사일 보유고가 늘어나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모렐 전 국장대행은 동결을 대가로 개성공단 재개나 평양과 워싱턴에 이익대표부를 개설하는 것 등의 대북제재 완화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그는 동결이 비핵화의 최종상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동결 협상을 진행할 경우 북한이 모든 핵 물질ㆍ장거리 미사일 생산시설의 규모와 위치를 신고해야 하고, 국제 사찰단의 확인 절차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모렐 전 국장대행은 "그런 조치(동결)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심대한 제한이나 제거를 위한 최종합의로 더 빨리 이어질 것"이라며 "동결 아이디어를 거부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로 인한 경제난을 벗어나기 위해 관광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외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이날 "7월 하순부터 11월 말까지 2019년 금강산관광이 시작되게 된다"며 새로운 관광상품을 소개했다.

금강산 관광은 3박4일 일정으로 등산과 낚시, 온천 치료 등을 포함한다. 만물상, 구룡연, 삼일포, 해금강 등의 명소도 둘러본다. 매체는 "관광객들의 요구에 따라 삼일포와 바닷가에서 낚시도 할 수 있다"며 "심장병, 고혈압, 류머티즘 관절염을 비롯한 여러 가지 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온천 목욕도 봉사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참가대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인이 주 고객층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08년 남한의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자체적으로 금강산 관광특구를 설치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관광 사업을 실시해왔다. 북한은 지난해 4월에도 이 같은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참가자를 모집한 바 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