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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 네안데르탈인은 정말 현생인류에게 학살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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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인류와 약 5000년간 공존...학살설 근거는 미약
상호 교류, 혼혈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환경변화로 멸종 추정

(사진=tvN 드라마 '아스달연대기' 장면 캡쳐)

(사진=tvN 드라마 '아스달연대기' 장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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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서 현생인류와 그 아종인 '뇌안탈' 간의 갈등이 등장하면서 이 뇌안탈 캐릭터 형성에 영향을 끼치게 됐다는 원시인인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네안데르탈인은 빙하기 초기인 10만년 전부터 빙하기가 끝나는 4만년전 사이에 생존했다 멸종한 원시인종이다. 멸종 원인 중 하나로 현생인류와의 전쟁과 학살이 수반됐을 것이란 설이 존재한다.


현생 인류와는 아종이거나 가까운 근연종으로 추정되며, 1세대 내에서는 혼혈을 통한 유전자 교환이 가능하지만 그 후손은 불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연적으로는 사자와 호랑이, 말과 당나귀와 같은 관계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래 이 네안데르탈인이란 이름은 1856년 독일의 라인란트 지역 뒤셀도르프 인근의 네안데르탈(Neanderthal) 계곡에서 처음 화석이 발견됐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평균 키는 남성이 약 167센티미터(cm) 정도, 여성은 156cm 정도로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종보다 약간 작았지만, 골격이 매우 탄탄하고 체격도 다부지고, 뇌 용량도 좀 더 컸다. 실제 현생인류와 전투가 벌어졌다고 해도 신체적으로 크게 밀리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돌 칼이나 창, 각종 유품들의 경우에도 현생인류의 것보다 아주 뒤떨어진 것이 발견된 것은 없으며 오히려 호모 사피엔스 종과 상당히 유사한 형태의 유물들도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양자간 교류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네안데르탈인 복원 모형. 현생인류보다 키는 약간 작지만 다부진 체격과 우수한 체력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사진=연합뉴스)

네안데르탈인 복원 모형. 현생인류보다 키는 약간 작지만 다부진 체격과 우수한 체력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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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이후 제국주의 이론이 팽배하기 시작하면서 사회진화론이 유행하고 우승열패가 자연의 법칙처럼 호도되기 시작하면서 네안데르탈인은 호모사피엔스의 군사적 침공과 학살에 의해 멸종됐고, 대다수가 노예로 부려졌을 것이란 이론이 힘을 얻었다. 실제 당시에는 유럽인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폴리네시아 등에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수많은 원주민 종족이 멸종되기도 했었기 때문에 이러한 학살설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양자간 전쟁의 가능성은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대규모 전투를 위한 병력을 일으킬만한 인구가 없었다. 수렵채집이 주된 경제수단이던 시대에 호모 사피엔스나 네안데르탈인이나 대규모로 모여살기보다는 가족단위로 분리돼 살았고, 당시 30세 남짓이던 인간의 짧은 수명으로 인해 인간 개체의 숫자 자체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상호 충돌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고 알려져있다.

선형적인 형태의 인류진화는 주로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사회진화론을 타고 형성됐으며, 우승열패에 의한 현생인류의 네안데르탈인 학살과 멸종설도 제국주의 사조를 타고 등장했다.(사진=아시아경제DB)

선형적인 형태의 인류진화는 주로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사회진화론을 타고 형성됐으며, 우승열패에 의한 현생인류의 네안데르탈인 학살과 멸종설도 제국주의 사조를 타고 등장했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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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무력으로 네안데르탈인들을 현생인류가 밀어냈을 가능성도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안데르탈인들은 신체적인 여건이 여러모로 현생인류보다 우수했다고 알려져 있고, 빙하기에 주로 유럽이나 서시베리아 지역 등 혹한지역에 거주하면서도 생존을 이어나갈 정도로 생존력이 우수했다. 무기나 장비도 양자가 월등한 차이가 없었던만큼 특별히 현생인류가 군사적 우위에서 상대를 제압, 학살할 정도의 무력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또한 대량학살시 발견되는 다량의 화석과 살해흔적도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학살 가능성은 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에 의해 도태, 학살됐다기보다는 다른 자연적 이유로 점차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네안데르탈인이 빙하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갑작스런 환경변화를 견디지 못했다는 설이 대부분이다. 현생인류보다 30% 정도 많이 먹었던 네안데르탈인이 식량부족으로 멸망했다거나, 갑자기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여기에 적응하지 못했다거나, 해빙으로 인해 퍼진 새로운 바이러스가 네안데르탈인에게 치명적이었다는 등 각종 학설이 난무하고 있다. 정확한 멸종원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적어도 전쟁-학살로 설명되는 멸종설은 19세기 제국주의가 만든 신화에 불과한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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