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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23일만 시찰서 간부들에 "틀려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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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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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지난달 단거리 발사체 발사 참관 이후 23일 만에 자강도 내 시찰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학생 교육을 소홀히 한 데 대해 노동당 근로단체부와 도내 간부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자강도 내 공장들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건설된 지 52년만인 2016년 리모델링을 한 자강도 강계시의 '배움의 천릿길 학생소년궁전'을 찾아 여러 소조실을 둘러보고 운영 실태 전반을 파악했다.

평양과 지방의 주요 도시에 세워진 이 궁전은 과학과 예체능을 중심으로 초중고 학생들이 방과 후 과외 교육을 받는 영재교육기관이다.


김 위원장은 궁전을 시찰하는 내내 시공과 시설관리 운영 등 전반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며 간부들을 엄하게 추궁했다.


김 위원장은 "체육관을 표준 규격대로 건설하지 않고 어리짐작으로 해놓았으며 탁구소조실에는 좁은 방안에 탁구판들을 들여놓았다"며 기술설계를 용도에 맞게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계를 망탕, 주인답게 하지 않았다"며 "설계부문에서 밤낮 '선(先)편리성'의 원칙을 구현한다고 말은 많이 하는데 형식주의, 날림식이 농후하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불과 3년 전에 건설한 건물이 10년도 더 쓴 건물처럼 한심하지 그지없다"고 말했다.


샤워장에 물이 나오지 않고, 수도꼭지도 떨어져 나가고, 조명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데도 그대로 놔두고 전혀 관심을 나타내지 않은 간부들의 '일본새'(일하는 자세와 태도)가 "정말 틀려먹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분이 좋지 않다. 대단히 실망하게 된다. 일꾼들이 당의 방침을 집행했다는 흉내나 내면서 일을 거충다짐식(겉으로 대충)으로 하고 있다"면서 "지금 제일 걸린 문제는 바로 일꾼(간부)들의 사상관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근로단체부'를 콕 찍어서 언급하며 "과외 교육 교양 부문에 대한 정책적 지도를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 및 지방 조직도 질책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엄하게 지적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해 비판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노동당 근로단체부는 최휘 당 부위원장과 부장 리일환이 이끌고 있다.


그는 다른 도들에서 진행 중인 궁전 리모델링 공사에서도 강계시와 같은 편향이 나타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를 하고 궁전 소조원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 때 간부들을 질타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대립하며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에 총력전을 펴는 상황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 체제가 과학기술 발전과 교육의 세계적 도약을 통해 경제성장을 노리는 만큼 그 실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내부 결속과 사회 기강 확립을 위해 간부들의 안이한 업무 형태와 부정부패 척결을 앞세우는 김정은 정권의 정책 흐름의 연장선으로 이해된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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