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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하루 순간순간 절망과 좌절에 몸부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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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 건강가정지원센터 갑질 의혹(4)]

“우리는 하루하루 순간순간 절망과 좌절에 몸부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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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선강·허지현 기자] 광주 남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상담업무를 맡아 근무하면서 광주지방법원 가정지원 위기가정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A(여·49)씨는 전임 센터장이 근무하던 지난해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지난해 1월 직원회의에서 전임 센터장은 사업담당자들을 인사위원회나 예고도 없이 교체했다. 상담자인 A씨는 2평 남짓한 구석진 상담실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A씨가 옮긴 상담실은 넓은 회의실 한켠에 판넬로 가림막 시설을 한 곳이었다. 햇볕조차 들지 않는 구석지고 협소한 창고와 같았다. 한 낮에도 전등을 켜야만 업무를 볼 수 있고, 여름에는 냉방도 되지 않았다.


판넬로 가려진 창고 같은 곳에서 일반 팀원들과 떨어져 혼자 업무를 진행하게 된 A씨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쫓겨나듯 창고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무실로 옮겨야 하지? 유배를 가는 것 같았다”고 했다.

A씨가 근무하고 있는 상담 사무실

A씨가 근무하고 있는 상담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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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1년 넘게 근무해 오고 있는 A씨는 “지난해 나의 호봉문제, P팀장님의 시말서 등으로 우리는 사지에 몰렸다. 우리를 사지로 내몰아 간 직원들은 아침 출근 후 매일 같이 깔깔거리며 우리를 조롱하는 듯이 웃어댔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웃음소리는 벽을 타고 상담실까지 들렸고 나는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외되고 약한 자들의 권리를 대변해 줘야 하는 직업을 가진 자들이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사지로 내몰고 그 고통에 기뻐하며 매일 웃고 떠들고...어떻게 그렇게 매일 소리 내어 크게 깔깔거릴 수 있는지 고통과 치욕에 몸부림치는 직원에 대한 일말의 예의도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런 자신을 위로하고 또 위로하면서 버텨내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들을 비웃고 조롱하는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3명의 동료들을 걱정하면서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래도 나는 떨어져 있어서 그들을 덜 보고 있지만 그 안에서 같이 생활하는 3명의 동료들은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에 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곳은 공기관이고 지침에 따른 일처리가 진행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팀장의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대로 센터가 움직여지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허접하게 느껴진다”며 “이렇게 수준 떨어지는 일들을 하고 있다는 현실이 매우 부끄럽고 답답함에 마음이 터져버릴 것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새로운 센터장이 와도 이곳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그들은 깔깔거리며 우리를 조롱하고 있다”며 “우리는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절망에 좌절에 몸부림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A씨를 비롯한 동료 3명은 지난해 호봉문제를 남구청에 알린 것과 시말서 작성 요구 등 전임 센터장의 갑질을 위탁법인인 초당대학교에 알리면서 직장내 따돌림과 조롱, 센터장의 갑질 의혹에 시달려 온 직원들이다.


이와 관련 신임 센터장은 “전 센터장은 이런 논란으로 인해 그만두셨고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현재는 모든 일을 원칙적으로 하고 있으며 그게 저의 일이므로 질책할 부분은 해야 맞다. A 씨의 경우 내담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따로 상담실에서 근무하게 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본인이 사무실로 이동할 수 있도록 요청한 바가 없어 계속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쪽 말만 듣고 센터업무를 진행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 양 팀장들의 의견을 들어 업무분장을 했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의 업무가 다 마음에 들 수는 없다. 그분들의 입장도 있겠지만 센터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양팀 모두 센터의 직원들이고 저에게는 소중한 분들이다. 진통을 겪고 있지만 잘 해결 돼 즐거운 일터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선강 기자 skpark82@naver.com
호남취재본부 허지현 기자 mimi8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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