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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그라피티 작가 탕크 "그림을 그릴때는 거의 무의식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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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첫 개인전, 내달 22일까지 갤러리 조은에서

프랑스 그라피티 작가 탕크가 지난 26일 갤러리 조은에서 작품을 완성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프랑스 그라피티 작가 탕크가 지난 26일 갤러리 조은에서 작품을 완성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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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어렸을 때 연필을 휘갈겨 공책에 낙서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탕크(40·본명 탕크레드 페로)에게 연필은 스프레이 물감, 공책은 캔버스였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갤러리 조은. 프랑스 파리 태생의 그라피티 작가 탕크가 한국의 갤러리에서 하는 첫 개인전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갤러리 조은은 다음달 22일까지 그의 작품 스물다섯 점을 전시한다. 탕크는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는지 작품을 그려 보여줬다.

우선 붓을 들어 캔버스를 흰색 물감으로 채웠다. 붓을 내려놓고 검은색 스프레이 물감을 쥐면서부터 그는 역동적으로 변했다. 스프레이 물감을 쥔 오른손이 춤을 추듯 빠르게 움직이면서 캔버스에는 기하학적인 형태의 검은 무늬가 그려졌다. 그는 물감이 굳어버리기 전에 긁어내야 한다며 빠르게 면을 채워나갔다. 그렇게 10여 분 만에 작품 하나가 완성됐다.


탕크는 열일곱 살 때부터 그라피티를 시작했다. 그래피티는 공공장소나 거리의 벽에 하는 낙서를 뜻한다. "처음에는 스프레이를 이용해 형식 없는 이미지를 벽에 남겼다. 그 이후 나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탕크(Tanc)'라는 나의 이름을 그라피티로 벽에 남기기 시작했다."


벽에 남긴 그라피티는 어느 순간 지워졌다. 불법이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했고 때로는 다른 그라피티 작품에 덧씌워지기도 했다. 탕크는 캔버스 작업을 시작했다.

탕크의 작품 속에는 기하학적인 형태의 무늬가 가득하다. 얼핏 봐서는 알파벳 문자 같기도 하다. 탕크는 관람객들 중에는 실제 알파벳 글자를 찾아내려는 사람도 있다며 그런 관람객들의 다양한 반응이 재미있다고 했다. 관람객들이 각자 다양한 해석을 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작품에 제목을 달지 않는다.

[사진= 갤러리 조은 제공]

[사진= 갤러리 조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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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갤러리 조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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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크의 작품 속 형태와 무늬가 특정한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는다. 다만 그는 각 나라의 언어를 나타내는 문자가 영감을 얻는 원천이 됐다고 했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보는 각 나라의 문자들이 독특한 영감을 준다. 아랍어처럼 복잡하게 휘어진 문자가 있는가 하면 한글처럼 각진 문자도 있어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 문자들을 나만의 언어로 해석해 새롭게 그리고 있다."


처음에는 글자를 의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손이 움직이는 대로 맡겨둔다. 탕크는 작업을 하다 보면 어떤 때는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손이 먼저 움직인다고 했다. "어떤 의미를 담아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다. 몸의 움직임, 리듬, 순간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 나는 결국 거의 무의식 상태가 된다"고 했다.


탕크는 최근 한국의 단색화 열풍에 또 다른 영감을 얻었다. 그의 아내는 부산이 고향인 사진작가 안은미(37)씨. 결혼 후 한국을 자주 방문하면서 한국의 단색화 열풍을 알게 됐다. 탕크의 작품도 색이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단색화와 비슷한 점이 있다. 그는 단색화를 보면서 "페인팅의 질감이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탕크는 단색화를 알고 난 후 유화 작업을 시작했다. 튜브로 물감을 때로는 두껍게, 때로는 얇게 짜 볼륨감을 만들어 이전 작품들과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을 완성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화 작품도 여럿 선보인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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