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연말 쇼핑 활성화는 '시장·온라인·구매력' 덕분"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미국과 중국의 연말 대규모 할인행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배경으로 대규모 소비시장과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 구매력 확대 등이 꼽혔다.

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매년 11월 중 대부분의 소매·유통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실시한다.

미국은 추수감사절 다음날(올해는 11월23일)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그 다음주 월요일(올해는 11월26일)의 ‘사이버먼데이’가 대표적이며 올 매출액(온라인 기준)은 전년대비 17.6%, 19.9% 각각 증가했다.

중국의 경우는 매년 11월11일 ‘광군제’로 불리는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거래가 대부분으로 금년중 매출액은 전년대비 22.1% 증가했다.

최대 플랫폼인 알리바바 티몰(점유율 67.9%)의 당일 주문량이 10억건(미국의 20일, 영국의 4개월치 택배 물량)을 초과하는 등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로 부상했다. 품목별로는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중국산 전자기기 및 한국 등 외국산 화장품, 의류가 주요 거래품목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연말 할인행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데는 대규모 소비시장과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 구매력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높은 할인율 제공이 가능하다. 미국 및 중국 최종소비지출 규모는 각각 15조5000억달러(세계 1위), 6조달러(2위)로 세계 소비의 각각 27.5%, 10.7%를 차지한다.

올해 사이버먼데이 행사에서 아마존, 타겟 등 주요 유통업체는 평균 40% 이상의 할인율과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스마트폰, 태플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새로운 온라인 거래 서비스가 확충되면서 기존 PC를 이용한 온라인 거래에 비해 접근성이 크게 확대된 것도 연말 할인행사 성장의 배경이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구매가 올해 사이버먼데이, 광군제에서 각각 35.9%, 93.6%를 기록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아마존의 지난달 22일~26일 중 주문량이 1억8000만건, 매출액이 665~725억달러(예상치), 알리바바 광군제 매출액이 2135억위안(전년대비 27% 증가)을 기록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급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중국의 경우 온라인-오프라인을 융합한 유통시스템인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도 온라인 거래 증가에 기여했다. O2O는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매장에서 제품 확인 후 온라인으로 구매하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제품을 받아보는 등 온라인-오프라인을 융합한 유통 시스템이다.

구매력이 확대된 것도 주요 원인이다. 미국은 양호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구매력이 전반적으로 확대됐으며 중국은 온라인 플랫폼 이용 계층의 소득이 증가했다. 미국은 금년 중 성장률이 크게 확대되고 10월 실업률(3.7%)은 1969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