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테이프로 묶어둔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직후 방 문틈에 청테이프를 붙여 부패하는 시신의 냄새를 막고, 살해한 여성의 휴대전화 유심을 제거해 완전 범죄를 계획한 것이 아니냐는 정황이 나온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3일 오전 6시50분께부터 오전 8시30분 사이 광주 북구 자신이 투숙 중인 모텔 객실에서 B(57·여)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알게 된 B 씨가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 씨가 경부 압박에 의해 질식사한 것으로 보고 타살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 살인 사건으로 전환해 유력 용의자인 A 씨를 추적해 검거했다.
◆ A 씨 ‘완전 범죄’ 계획했나, 문틈 청테이프로 막고 B 씨 휴대전화 유심 제거도
B 씨의 시신이 발견된 방 창문과 문틈은 청테이프로 막힌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B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이 부패해 냄새가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 역시 이불에 둘둘 말려있는 상태였다.
또 B 씨의 휴대전화 유심(USIM)은 제거된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B 씨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혼선이 갈 수 있도록 일부러 유심을 제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하면 이런 A 씨 행동은 일종의 ‘완전 범죄’를 계획했다고 볼 수 있다.
A 씨는 범행 직후 모텔 주변 편의점에서 B 씨 체크카드로 담배·술·음료를 구입한 뒤 객실로 돌아오는 태연함도 보였다. 이후 A 씨는 B 씨의 얼굴과 양손을 청테이프로 감싸고 이불을 덮어둔 채 도주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 씨는 범행 이후 5㎞ 떨어진 다른 모텔로 달아나 은신했지만,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해 추적, 검거했다.
A 씨는 한 달 전부터 이 모텔에서 투숙했으며, 일정한 직업과 주거지 없이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B 씨는 지난 2일 오후 친동생과 함께 업무차 광주를 찾았으며, 3일 오전 10시께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동생과 만나기로 했으나 연락이 끊겨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B 씨는 이날 오후 9시10분께 모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6시50분께 B 씨가 투숙 중인 객실을 찾았다. 경찰은 CCTV 60여 개 영상을 분석, 지역 한 모텔에 숨어 있던 A씨를 범행 하루 만에 붙잡았다.
경찰은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B 씨 시신을 보내 사인을 규명하는 한편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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