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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백년가게의 목표는 한국형 미슐랭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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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림동에 위치한 '삼거리 먼지막 순대국'에 간 적이 있다. 정부가 올해 6월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한 '백년(100년)가게'에 선정된 음식점이다. 손님들이 사장님을 편하게 대하며 내 집처럼 자연스럽게 식사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이 가게의 사장님은 단골고객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백년가게는 긴 시간 동안 손님들과 함께 살아가고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선정 지원하는 백년가게 육성 정책은 가업승계 및 경영노하우 전수 활성화 등 자영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ㆍ홍보ㆍ마케팅 지원을 통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ㆍ컨설팅을 통한 경영자 역량 강화 및 경쟁력 향상 등 다양한 지원 수단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도소매, 음식업 등 생존율이 비교적 낮은 과밀업종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는 성공사례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소상공인 스스로가 벤치마킹하고 자연스럽게 정서가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아시아경제에 연재된 백년가게 '을지OB베어' 기사 중에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앞으로 30년 넘게 이 자리에서, 사람들하고 같이 살아가고 싶다. 지금으로부터 30년 뒤에도 맥주 맛은 그대로일 것이다.' 강호신 을지OB베어 사장이 인터뷰 때 한 말이다.

가업승계 및 청년인력 유입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고 확산하는 백년가게 육성사업의 취지와 부합한다. 백년가게에 대한 다양한 보도와 홍보를 통해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신청요건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백년가게 신청업력은 30년 이상 음식업, 도소매업을 영업 중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다.

백년가게 선정을 위해 신청접수를 받아서 서류로 자격요건을 확인한 뒤 대상에 부합하는 업체에 대해 현장평가를 실시한다. 평가결과 일정수준 이상인 업체를 대상으로 외부 현장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 평가위원회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신청요건을 물어보고 포기하는 소상공인들도 있다. 과거에는 신고 없이 그냥 사업을 운영하기도 해 업력 증빙이 어려운 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는 업력이 30년 이상이지만 서류로 보면 30년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현재는 사업자등록증상의 업력만 인정하고 있는데 더 많은 우수한 소상공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영업신고증 등도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는 평가항목에 대해서도 연내 현장의 의견을 듣고, 현실에 맞게 수정 보완해 내년도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

발전적인 건의와 의견수렴은 사업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백년가게 업주들의 의견을 종합 반영해 맞춤형 지원을 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도출되는 여러 개선점을 내년에 보완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영업 설문조사 등에 따르면 경영 애로사항으로 '준비되지 않은 창업' '자금조달' '인력' '마케팅ㆍ홍보' '판로개척'을 꼽고 있다. 백년가게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와 바람은 '미슐랭가이드'처럼 관심과 권위를 인정받아 스스로 자부심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것이다.

소상공인이 존경받는 사회적 문화 확산과 자생력을 가지고 성장하고 있는 백년가게의 우수사례가 널리 알려져야 한다. 당사자의 신청 외에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센터 및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백년가게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임준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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