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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내년 '시계제로'…해외출장 스케줄 빡빡한 회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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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박소연 기자] 금융권이 내년 국내 경기 전망을 위험단계로 산정하고,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내년 경영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은 내년 경영전략의 초안은 크게 '컨티전시 플랜'과 '글로벌 경영'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리스크 관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한편 이익 부족분은 해외에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A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 계열사 경영진들에게 내년 경영 계획을 다시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올해 금융권이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수익이 급격하게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A금융그룹 회장은 "소득과 생산(투자) 두 바퀴가 동시에 굴러야 하는데 기업들이 국내서 투자를 하지 않아 한 바퀴만 구르니 제자리 걸음"이라며 "금융회사의 내년 실적이 올해 보다 30% 정도 감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B금융그룹 회장도 내년 경영 전략을 제로(0) 베이스에서 다시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업의 어려움은 여신관리와 직결된다.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은행 등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따른 주택담보대출ㆍ자영업자 대출 규제 등으로 이자수익을 내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도 반영됐다.

◇국내 사업 전망 '비관적' 리스크 관리 총력 = 한국금융연구원은 1일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교역 둔화와 금리상승의 영향 탓에 총수출은 2.1%, 민간소비는 2.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ㆍ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중국 기업 디폴트 위험, 국내 수출기업의 수익 둔화 가능성, 신흥국 발 환위험, 가계소비 둔화 가능성 등이 내년 금융권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금융그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 대출 성장세가 꺾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은 신지급여력(K-ICS) 기준 준비금 부담과 경기둔화에 따른 신계약 위축, 온라인보험 경쟁 심화 등으로 경영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신전문금융업의 경우 카드 수수료율 인하와 공공 페이 등장이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과 같은 서민금융기관도 법정최고금리 인하, 가계부채 관리 강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확대 돌파구, 해외서 찾는다 =최근 금융그룹 회장들의 해외 출장이 잦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만큼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미국을 찾아 기업설명회(IR)를 한다. 5~8일 미국 시카고와 보스턴을 돌며 윌리엄 블레어, 피델리티 등 투자자와 주요 주주를 직접 만날 예정이다. 12월에는 일본에서 IR활동을 할 예정이다. KB는 최근 주식시장 침체로 주가 흐름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이번 IR를 통해 주주 지분율 확대나 신규 투자자 유치 등 분위기 반전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연말 일정이 해외출장으로 꽉찼다. 이달 베트남, 12월 홍콩, 내년 1월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다. 베트남 현지 영업망을 점검하고 현지 금융사들과 업무협력을 강화하는 일정이다. 홍콩에서는 글로벌 사업 파트너사들과의 미팅 일정이 잡혀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 국내사업으로 그동안 미뤄진 해외 기업설명회(NDR) 일정을 내년 초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각 금융그룹 경영진들이 연말 연초 해외 출장이 빈번해질 것"이라며 "지금껏 닦아 놓은 글로벌 사업에 대한 결실을 본격적으로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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