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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남은 美 중간선거, 2차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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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 시점과 장소 등에 관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북미정상회담이 본궤도에 올랐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새로운 희망의 문을 열 수 있을까.
한 달 남은 美 중간선거, 2차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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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살펴보면 2차 북미정상회담 시점은 11월 중순 이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에서 열리는 중간선거 유세에 참석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동하던 중 기자들에게 "2차 회담은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며 "지금은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왜 북미정상회담을 중간선거 이후로 잡았을까=현재 미국민들이 느끼는 북한에 대한 불안감은 연초보다 현저히 떨어졌다. 따라서 북핵 문제 해결이 실제 미국인들의 표심에 미치는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여론의 긍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였던 점도 북미정상회담 문제가 후순위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과의 이슈에서 최대한 부분만 부각하고,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뒤로 뺀 결정일 수도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의 적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여론은 살려 놓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상회담 자체는 선거 뒤로 미루는 것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실제 1차 북미정상회담의 경우, 여론의 긍정적 지지를 얻기는 했지만, 전문가들로부터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이 때문에 2차 북미정상회담 예고를 통해 미국 유권자들의 기대감은 한껏 끌어올려, 외교·안보 분야의 치적으로만 만들 공산도 커 보인다.

협상 전술 측면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고려로도 볼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그동안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중간선거를 지렛대로 미국을 설득하려 했을 수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바라왔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적 성과를 안겨 줄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북한이 원하는 실질적 목표를 달성하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시점으로 못 박음에 따라 북핵 문제는 본격적인 밀고 당기기가 가능해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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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어려움도 간과할 수 없다. 앞서 1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합의의 구체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으로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촉박한 일정의 회담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는 판문점? =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장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3∼4곳의 다른 장소들을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이 미국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결국에는 미국 땅에서 그리고 그들의 땅에서 많은 회담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쌍방향인 만큼, 그들의 땅에서도 역시 (회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북미정상회담 장소 선정 논의 과정이 상당 부분 이뤄져 숏리스트가 마련됐음을 볼 수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나 평양 등에서 정상회담을 할 경우 답방 성격의 추가 회담할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 언론의 관심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미,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이 유효한 상황이다. 그동안 1차 북미정상회담 때부터 거론됐던 평양이나 판문점에서의 회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회담 장소 선정 문제는 결국 종전선언 등을 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 의제와의 조율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가 북미정상회담에 미치는 영향=중간선거 결과가 북미정상회담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야 할 대목이다.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행동반경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경제 상황은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환경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전반적인 여론 자체는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론조사 등에서 민주당의 우세 분위기가 확인된다. CNN방송이 지난 4~7일 여론조사기관 SSRS와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오차범위 ±3.83%)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민주당, 41%가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어느 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이냐는 전망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50%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34%다.

대체로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선거의 경우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상원 선거의 경우에는 선거구 대다수가 민주당이 이긴 지역이 대부분이라 상원 과반이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브렛 캐버노 대법관 인준 등에서 엇갈린 여론 지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영역이다. 여성 유권자들이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대법관 후보자의 인준을 거부감을 보인다는 점이 새로운 변수지만, 이에 반발해 공화당 표가 결집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 특히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는 졌지만, 실제 대선에서는 승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만으로 선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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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정당인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북미 관계는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주당은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에 대해 불만스러운 목소리를 제시해왔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민주당이 더욱 강경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발목을 놓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FP)는 북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경우를 두고서 '악몽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특별검사의 소환조사가 제기됐을 당시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문제 삼아 어렵다는 뜻을 피력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를 맡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난감 놀이 때문이 아닌 역사적인 협상 몇 개에 몰두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다른 데에 두게 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북한과의 외교적 성과 등으로 정국을 돌파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중국과 벌이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등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북한 문제 역시 미·중 간의 힘겨루기 과정도 더욱 험난해질 수도 있다.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열세를 뒤집고 승리할 경우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중간선거는 사실상 친(親)트럼프냐 반(反)트럼프냐의 성격으로 진행되다 보니, 중간선거 결과에서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높아진다. 따라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질 수 있는 협상 카드는 많아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아예 차기 대선을 위한 업적 쌓기 차원에서 북한과의 문제에 있어 대담한 해법을 추구할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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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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