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1955년 이란과 맺은 우호 조약을 파기한다"면서 "39년 전에 내렸어야 했던 결정"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두 나라의 긴장 관계를 고려할 때 양국 간 우호 조약은 "완전히 부조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은 국가안보를 위한 합법적인 미국의 행동에 간섭하려 들었다"면서 "ICJ를 정치 및 선전 목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ICJ는 이날 미국의 이란 제재와 관련해 "인도주의와 관련된 부분에 대한 지원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5년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올해 탈퇴를 선언한 뒤, 이란에 대한 제재 부과에 나섰다. 제재에는 귀금속 거래는 물론 달러화를 통한 거래와 식량 수출, 알루미늄·철거래도 포함됐다. 다음 달에는 이란산 원유까지 제재에 포함할 예정이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에 부과한 제재에 맞서 미국의 제재는 1955년 양국이 체결한 우호·경제관계 조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ICJ에 제소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판결을 두고서 사실상 이란의 정치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WP는 ICJ의 판결이 구속력은 있지만, 강제력이 없다 보니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무시되어 왔다고 소개했다. 설령 미국이 이 결정을 따라도 인도주의적 식량 거래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란의 언론인 마지아르 모타메디는 "미국이 인도주의적 식량 거래를 허락하더라도 이란 민간 은행에 대한 제재로 인해 거래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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