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 정부가 이달 중순 EU집행위원회에 공식 예산안을 제출하기에 앞서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2020년 2.1%, 2021년 1.8%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각료회동에서 2019~2021년 목표로 합의한 2.4% 대비 각각 0.3%포인트, 0.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 정부는 2021년 GDP 대비 부채비율은 126.5%로 낮추기로 했다.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부채규모는 GDP 대비 131%로, 최근 8년만에 구제금융을 졸업한 그리스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이탈리아의 재정악화가 유럽지역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인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말 경제성장과 선거 공약 이행을 위해 재정적자 규모를 대폭 늘린 예산안에 합의했지만,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채권과 주식을 우르르 내다파는 등 금융시장의 혼란이 확대되고 예산안 승인절차에서 EU와의 충돌가능성이 높아지자 결국 목표치를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EU가 이탈리아 예산안 승인을 거부할 경우 국채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이탈리아 예산안을 비판해온 피에르 모스코비치 EU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정부의 수정 방침에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2019년 목표치가 조정되지 않은 점을 가리켜 EU권고치를 어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트리아 장관이 목표로 했던 2019년 재정적자 비율은 1.6%였다. 시장에서는 2%를 이탈리아가 감당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제시했었다. 전임 정권의 목표치(0.8%) 대비로는 3배에 달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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