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정호 기자] 동물권 활동가들이 닭을 이용한 퍼포먼스가 동물 학대라며 이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개 식용 금지, 유기동물과 관련된 논의가 확대되는 가운데 동물권 단체들이 주장하는 의제 역시 다양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당 작품은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첫 선을 보였고, 지난 4일부터 갤러리현대에서 진행된 이 화백의 전시에서 재현됐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전시 시작 전부터 일부 네티즌들과 동물권 단체들로부터 동물 학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이날 시위를 진행한 MOVE 측은 트위터를 통해 "('무제-75031'은) 닭의 생태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학대적인 환경에 방치하는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짧은 줄에 묶인 발이 불편해 발버둥 치는 닭의 발자국 전시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주로 개, 고양이 식용 반대 운동, 유기동물 구조 및 입양 등에 집중됐던 동물권 운동은 동물복지와 인도적 사육, 닭을 비록한 다른 종의 동물권, 그리고 더 나아가 채식주의 운동 등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한 배달앱 업체가 개최한 '치킨 자격증 시험' 행사장에는 동물권 활동가 10여 명이 난입해 "닭이 치킨이 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진실을 숨기고 닭의 죽음을 희화화하는 것에 분노한다"는 취지로 기습 시위를 벌였으며 이달 새로 출범한 동물권단체 하이는 마차의 도로통행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물권단체들은 18일 대전 오월드(동물원 등 테마공원)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가 끝내 사살당한 것과 관련해 성급한 사살을 비판하고 동물원 폐지를 주장했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동물원이 존립하는 이상 인명을 위협하는 야생동물의 탈출은 예견된 것이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동물원을 '종 차별적 제도'라고 규정하고 "자유에 대한 갈망은 인간뿐 아니라 모든 동물의 본능으로, 그 어떤 야생동물도 폐쇄된 환경에서 정상일 수는 없다"라며 "야생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동물원이 아니라, 자연이며 이번 계기로 동물원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동물권단체 MOVE의 이지영 활동가는 "비건(완전 채식주의)을 지향하면서 개나 고양이 말고도 고통받는 동물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MOVE 활동가들은 모두 비건이거나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종 차별을 철폐하고, 동물권 전반에 대한 운동이 한국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면서 "MOVE는 채식주의 운동과 더불어 동물원, 동물 카페, 동물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 등 동물 학대로 생산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하는 운동을 하고 있으며 매주 신촌에 나가서 공장식 축산의 폐해를 알리고 비거니즘을 홍보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도 관련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고정호 기자 ko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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