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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면접서 ‘간호사 죽음’ 거론…간호계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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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인근 성내천 육교에 고 박선욱 간호사를 추모하는 리본이 달려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인근 성내천 육교에 고 박선욱 간호사를 추모하는 리본이 달려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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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정호 기자] 지난 2월 서울아산병원 소속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태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최근 이 병원에서 신입 간호사 면접 과정 중 해당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물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는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실시한 신규 간호사 채용 면접에서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올해 초 아산병원에서 아주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신규 간호사 생활을 어떤 방법으로 버틸 계획인가" 등의 질문을 했다는 제보가 게재됐다.


이런 질문은 지난 2월 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신규 간호사인 고(故) 박선욱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이 있다. 당시 박 간호사의 유족들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인으로 병원 내 태움을 지목했다. 태움이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이유없이 후배 간호사의 말, 행동 등을 트집 잡아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서울아산병원 면접에서 해당 질문을 받았다는 지원자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물을 통해 "면접에서 대놓고 너는 안 그럴 거지? 이러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서울아산병원보이콧' 해시태그 / 사진=(위에서 부터) 트위터 이용자 we_****, I_ee****, rhwn****)

'서울아산병원보이콧' 해시태그 / 사진=(위에서 부터) 트위터 이용자 we_****, I_ee****, rh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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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불거진 이후 병원 측은 해당 질문의 부적절성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질문이 사상검증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뿐만 아니라 '#서울아산병원보이콧'이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하며 이번 논란은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박 간호사의 죽음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태움 관련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지난 3월 내사종결 처리됐으나 병원 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태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특히 네티즌들은 병원 측의 질문이 태움으로 인한 고통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의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태움은 간호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병원과 사회에서 논의해 해결해야할 문제다"(soy****), "태움이 있었다는 것을 오히려 인정하는 질문 아닌가"(SoonG****)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선욱 간호사 사망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유지인 조직부장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무례하면서도 잘못된 태도였다고 생각한다"라며 "면접은 갑을관계가 확실한 상황인데 그 자리에서 쉽게 대답을 할 수 없는 면접자들에게 그런 질문을 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면접관들은 고인의 후배인 같은 학교 출신 면접자에게까지 그런 질문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죽음이 개인이 책임이라는 것을 내포하는 질문이라는 점 역시 문제다. 태움에 대한 문제 의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간호사들의 태움과 관련해서는 실태를 파악하는 중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인의 죽음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는 반응이다"고 말했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간호협회의 공식적인 입장은 정리중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병원 내 태움과 관련해서는 "병원이 폐쇄적인 공간이다보니 일일이 현황을 밝혀내기는 역부족이다"라며 "협회에서 고충상담센터를 운영하며 변호사, 노무사를 통해 근로기준법 등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백 국장은 "협회는 올해 9월부터 간호사의 근무환경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통합 콜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하반기 중 실제 법적 문제들을 담은 '대응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고 알렸다.




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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