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습시간> 성인 노동시간 … 부모는 "아이가 공부 안하면 우울"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10명 중 7명 이상은 잠자는 시간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 꼴로 하루 중 자유시간이나 휴식 시간이 전혀 없었고, 2명 중 1명은 하루 1분도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재단이 설정한 초등 고학년의 권장 수면시간은 9∼12시간, 권장 공부시간은 30∼120분이었다. 중학생은 권장 수면시간과 공부시간이 각각 8∼10시간과 60∼150분, 고등학생은 8∼10시간과 90∼180분이다.
권장하는 운동시간과 미디어 사용시간은 조사대상 모두 1시간 이상, 2시간 이하로 같다.
특히, 아동 10명 중 2∼3명(24.7%)은 4가지 영역 가운데 어느 하나의 기준에도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전체 아동 중 46.4%(2902명)는 권장시간을 넘겨 지나치게 많이 공부했고, 40.4%(2596명)는 잠을 덜 잤다. 또 74.2%(4664명)는 운동 부족에 시달리고, 62.2%(3875명)는 더 오랜 시간 미디어를 사용했다.
하루 중 자유롭게 휴식하거나 노는 시간이 전혀 없는 아동도 24.2%(1535명)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서 집계된 우리나라 학생의 연간 학습시간은 중학생 2097시간, 고등학생 2757 시간으로, 이는 국내 성인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인 2069시간(2016년 OECD 통계자료 기준)보다도 더 길었다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아동은 또 부모의 경제력이 낮을수록 학습시간은 적고 수면시간이 많았다.
평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빈곤가구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의 학습시간은 각각 156분과 207분, 수면시간은 421분과 410분, 미디어 사용시간은 206분과 178분으로 나타나 생활·경제적 차이에 따라 아동의 시간 사용이 불균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가지 영역에서 권장기준을 충족하는 아동일수록 행복감과 자아존중감을 느끼고 지역사회를 긍정적으로 인식했으며 학업 성취도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에 1분 이상 휴식 또는 놀이 시간을 가지는 학생 75.8%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행복감이 더 높았다. 또 학습시간 증가로 인한 수면, 운동 등 휴식시간 감소는 아동들의 행복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한편 조사에 참여한 5094명의 보호자는 아동이 적게 공부할수록 더 우울함을 느꼈으며 학습시간이 증가할수록 자아존중감이 더 높아졌다.
특히 보호자는 아동이 실제 응답한 시간보다 대체로 자녀가 더 자고 덜 공부하며 더 오래 미디어를 사용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운동이나 휴식 시간 또한 아동이 실제 사용하는 시간보다 더 많다고 느껴 부모-자녀 간 인식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정익중 이화여대(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생활시간의 불균형이 클수록 아동의 행복도 역시 떨어진다"며 "부모의 지나친 관여와 감정에 의해 자녀의 공부시간이 강제적으로 늘고 있지 않은지 짚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는 것처럼 아이들 역시 학업과 휴식 시간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때 더욱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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