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솔잎을 태워 양조용 항아리를 소독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황을 태워 나오는 연기인 아황산가스로 와인을 담그는 항아리를 소독했는데, 이때를 최초의 아황산 사용으로 보고 있다. 그 후 그리스, 로마 시대에도 사용했으리라는 추측도 가능하지만 확실한 문헌상 근거는 없다. 문헌상에 나타난 때는 중세로 1487년에 공식적으로 사용 허가를 받았다는 기록이 최초다. 17세기에는 네덜란드에서 빈 오크통을 황을 태워 나오는 가스로 소독했다. 이때는 와인의 수명을 1년으로 생각하고 이듬해 6월1일 이전에 모두 소모해야 한다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이때를 넘기면 와인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여름이 되면 와인의 질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어 보르도에서도 네덜란드 식으로 오크통을 소독했으며, 그러면서 이 가스가 오크통이나 와인의 오염을 방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과량 사용되는 경우 인체에 해롭기 때문에 그 사용량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요즈음은 식품첨가물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규정량보다 훨씬 적은 양을 사용하고 있다. 알코올 농도가 낮은 술이 여러모로 건강에 좋긴 하지만, 오래 보존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와인과 같이 몇 년씩 보관하려면 이 아황산은 필수적이다.
요즈음 소비자들은 모든 식품첨가물을 아주 해로운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식품첨가물은 '위험과 혜택의 수지'를 따져 위험보다는 혜택이 더 크기 때문에 사용되는 것이다. 꼭 식품첨가물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결정은 위험과 혜택을 저울질해 유리한 쪽을 선택한다. 모기향은 날아가는 모기를 떨어트릴 만큼 독성이 강하지만 밤새도록 켜놓아도 괜찮은 이유는 그 양이 아주 적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즉 모기향이 우리 몸에 약간 해로울지는 몰라도 그것을 켜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더 이익이니 사용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식품이 쉽게 썩어 식중독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약간의 보존료를 넣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될 때 식품첨가물을 사용한다.
김준철 한국와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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