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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칼럼] 체제 보장하면 김정은 영구 집권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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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불과 일주일 전 엎어졌던 북ㆍ미 정상회담의 판이 다시 짜여가고 있다. 벼랑 끝 전술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차 한미 정상회담을 원했고 자신의 오른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쥐여주고 뉴욕을 거쳐 워싱턴DC로 가게 했다. 롤러코스터를 타기는 했지만 이제 11일 남은 북ㆍ미 정상회담이 또 최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와 체제 보장이라는 서로의 목표에 어느 정도 타협점이 찾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정상의 만남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의 진정성이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르는 영향까지도 계산에 넣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지금이 미국과의 협상 타임이라고 여기는 것도 그의 승부사적 기질을 이용해 트럼프 임기 내에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한국의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두고 야당과의 관계에도 관심이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런데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에 의문이 든다. 비핵화의 대가로 미국이 체제 보장을 해준다고 해도 북한 내부에서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있느냐다. 체제 보장에 따른 개방 시 권력 누수를 피할 수 없다. 만약 김 위원장 정권이 무너진다면 비핵화도 신기루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0대 초반인 김 위원장이 80세까지 집권한다고 하면 약 50년을 권좌에 있게 된다. 이 정도 장기간 집권한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드물다. 그 사이 북한 정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는 어떤 예상도 불가능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한중 정상회담 후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김 위원장이 50~60년은 더 집권할 텐데 참으로 걱정이라고 말했더니 "역사의 이치가 그렇게 되겠습니까"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 체제에 대한 내부의 위협을 외부에서 보장해줄 수 없다고 단정한다. 그는 북한 지도부가 외부 위협에서 느끼는 것만큼 내부에서도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의에 의해 구성되지 않은 정권은 외부의 위협이 실제로 존재하든 안 하든 늘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런 불안은 '독재'를 부르게 마련이다. 독재의 이면에는 인권 문제가 연계될 수밖에 없다. 한국과 미국이 당면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은 인권 문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이다.
핵을 앞세워 내부 입지를 다녀온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한다고 했을 경우 북한 밑바닥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 노동당 간부들에게 김 위원장이 눈물을 흘리는 영상을 보여줬다는 소식도 외부를 관리하는 것보다 내부를 살피는 것을 정권유지를 위한 핵심으로 여기고 있는 예로 볼 수 있다. 장기집권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병진정책의 한 축인 핵을 포기하고 경제 개발을 통해 민심을 달래 장기 집권을 하려는 계획이라는 분석도 있을 정도다. 미 국방부는 북한의 모든 행보가 김 위원장 집권 보장을 위한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과 중국식 경제 개발 모델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그곳에도 공산당 독재는 있어도 1인 세습 독재는 없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김 위원장이 장기 집권을 위한 묘안을 가지고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도 그 답을 요구할 권리를 포기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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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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