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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권 교체] 흔들리는 투자 심리‥안정 조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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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한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총리로 임명해줄 것을 국왕에게 요구하는 서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9일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한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총리로 임명해줄 것을 국왕에게 요구하는 서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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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예상치 못했던 나집 라작 총리의 총선 패배로 투자심리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새 총리로 취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총리가 이 문제를 해소할 지에 국제 금융계의 시선이 쏠린다.

9일 말레이시아 증시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는 미국 증시에서 6%나 하락했다. 싱가포르에 상장 된 말레이시아 기업 중 전 정권과 연관된 기업들의 낙폭도 두드러졌다.
말레이시아 경제와 연관성이 큰 싱가포르 증시는 이날 아시아 증시의 전반적인 상승세 속에서도 홀로 약세였다.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는 선거 결과 발표 직후 달러 대비 2% 가량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개발유한공사(1MDB)발행 10년물 채권 수익률은 하루 만에 6.1%에서 9.54%로 껑충 뛰었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채권값 하락을 뜻한다. 말레이시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9%나 상승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다음 주 말레이시아 금융시장이 개장하면 대규모 큰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며 그 전에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닌드라 미트라 BNY멜론 자산운용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선거 결과는 브렉시트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같은 충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간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정권 교체와 함께 경제정책이 대폭 수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는 의미이다.

마하티르는 총선 과정에서 상품용역세(GST) 폐지와 유류보조금 부활을 약속했다. 두 사안은 말레이시아 재정 건전성과 밀접하게 연계된 사안이다.

나집 라작 총리가 2015년 시행한 6%의 GST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 상승을 유발했다. 덕분에 물가가 상승하고 세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말레이시아 재정 건정성이 양호해졌다는 게 국제 신평사들의 평이다. 국제신평사 무디스는 GST 폐지 공약은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평했다. 아무런 대책 없이 GST를 폐지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3% 내외로 안정된 재정적자를 악화 시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반면 서민들은 물가 상승으로 불만이 커졌다.

유가 보조금 부활도 국가 재정을 흔들 수 있는 큰 요인이다. 유가보조금은 2014년 폐지됐는데 국가 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었다. 유가보조금이 존재하던 당시 말레이시아 재정적자는 GDP의 4% 수준이었다.

통화 및 환율 정책도 눈 여겨 봐야 한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10일 통화 정책 회의를 열고 금리를 기존대로 3.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월 신흥국가 중 선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했다.

총선 기간 마하티르 측은 집권 시 3년 안에 중앙은행이 링깃화가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특히 필요시 페그제 도입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페그는 환율을 특정 국가 통화에 고정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90년대 외환위기 시에도 우리와는 전혀 상반된 대응으로 일관했고 결국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시장은 이런 과거의 경험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 전환으로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도 말레이시아 신임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 정권이 부정부패 의혹에 시달렸던 만큼 새 정부가 이 문제를 해소하면 장기적으로 말레이시아 경제의 성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하티르가 총리직을 물려주겠다고 선언한 안와르 이브라힘 전 재무장관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국수주의 성향의 마하티르와 달리 개방주의자다. 그의 영향력이 커진다면 마하티르도 과거의 입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한편 마하티르 전 총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빠른 시간 정권 교체에 따른 불안을 종식 시키기 위해 자신이 이날 즉각 총리에 취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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