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1999년이 무사히(?) 지나가자 '2012년 지구 종말론'이 다시 등장했다. 숨겨진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가 로마에서 발견된 이후다. 예언서를 재해석한 결과 지구 종말은 1999년이 아니라 2012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에도 '둠스데이(지구 종말의 날)'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대재앙을 넘는 사람들'이라는 인터넷 동호회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 백두대간 중 단양을 은신처로 선택했다. 이 동호회의 대표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실제 단양으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들으면 알만한 예언서가 많다. 조선시대 이후 널리 유포된 '정감록'은 환란이 오더라도 피할 수 있는 10여 곳을 십승지 마을이라 칭했다. 단양도 그 중 한 곳이다. 정감록 체험마을까지 존재한다.
이밖에 '격암유록' '율곡비기' '송하비결' 등의 예언서도 널리 알려졌다. 특히 송하비결은 최근 논란이 된 '드루킹 사건'의 당사자인 김모 씨(필명 드루킹)가 신봉한 것으로 나타나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송하비결의 예언에 따라 일본 열도 침몰설을 믿은 그가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청탁한 것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청탁이 받아졌으면 제2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비화될 소지가 다분했다. 예언서 추종 등 사이비 종교의 교주 냄새가 나는 드루킹과 정체불명의 교주 최태민이 교묘히 겹치는 탓이기도 하다.
자고로 예언서는 자의적인 해석으로 짜맞추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맹목적인 추종자들을 우리는 흔히 사이비라고 부른다. 온라인 여론을 자기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는 조직화된 댓글 부대도 사이비다. 하지만 사이비 정치 브로커가 과연 드루킹 한 명뿐일까.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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