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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바람'에 날려보낸 대우조선 3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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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 '대우조선'
美 풍력발전기업 '드윈드'에
수천억 붓고 4500만원에 팔았다

▲대우조선해양이 2009년 8월 인수한 미국 풍력업체 드윈드의 풍력발전기

▲대우조선해양이 2009년 8월 인수한 미국 풍력업체 드윈드의 풍력발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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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문채석 기자]20조원의 공적자금을 빨아들인 대우조선해양이 이번엔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온 풍력발전 사업에서 손을 뗀다. 2009년 약 5000만달러(당시 환율기준 620억원)에 미국 전선회사 CTC로부터 인수한 풍력발전기업 '드윈드(Dewind)'를 9년 만에 단돈 4500만원에 매각할 계획을 세우면서 수천억원을 허공에 날리게 됐다.

19일 조선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일 계열사 드윈드 유상증자에 참여해 1027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그간 드윈드에 빌려준 대여금에 대한 출자전환이 목적이다. 회사는 출자전환 이후 보유한 드윈드의 지분 21만3541주(지분율 100%)를 연내 매각할 방침이다.

드윈드 지분 매각 규모는 약 4554만원으로 출자전환을 통해 투입한 1027억원의 0.5%에도 미치지 못한다. 2009년 드윈드 인수 이후 투자금과 채무보증 등을 명목으로 투입된 자금이 적어도 3000억원이 이른다는 업계의 추정치를 감안하면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실패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기조에 발맞춰 무리한 투자를 감행한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드윈드는 2009년 피인수 된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고 자본잠식 상태(자기자본 1394억원)에 빠졌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부채는 1415억원에서 1962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2173억원, -1314억원, -16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5년 233억원, 2016년 296억원에서 지난해 12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매출 부진에 당기순손실은 3년 누적 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금지원으로도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부실기업의 인수 시기는 공교롭게도 남상태 전 사장이 재임(2006~2012년)하던 때와 겹친다. 이명박 정부의 녹생성장과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드윈드 인수는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반대했지만, 대우조선해양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 사장은 회사에 200억원대 손해를 입히고 수천억원 규모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10년 동안 드윈드에 투자했지만 실패한 것이 맞고 법인의 잔존가치가 사라진 만큼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풍력 사업에 아예 손을 떼겠다는 의미로 매각하는 것인데 지난 3년 동안 재무 조정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정상화하고 있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드윈드에 대한 출자전환 후 매각 계획을 수립한 과정도 개운치 않다. 대우조선해양은 약 4554만원에 드윈드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도 정작 중요한 매각 대상과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다. 최대주주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관련 주무부서인 구조조정실이 대우조선해양의 드윈드 매각 건에 대한 내부 논의는 진행했지만, 출자전환 후 매각계획과 관련해 대우조선 경영진과의 의사 결정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드윈드 건의 경우 주무 부처에서 인식하고 있었지만 대우조선 이사회에 KDB산업은행 측 인사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회계업계는 투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관련 내용을 자세하게 알 수 없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출자전환 후 매각계획 공시가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 회계업계 고위 관계자는 "제도상 회사 측이 경영상의 이유로 매각 대상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부실자산 처리과정이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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