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지난해 법원 부동산 경매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서울 아파트는 감정가의 98%에 가까운 금액을 써내야 경쟁자 8명 가량을 이기고 낙찰 받을 수 있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부채 연체율이 줄어 경매로 넘겨지는 물건이 적었고, 경매 기일이 잡히더라도 매매시장에서 처분이 돼 실제 경매진행 전 취소되는 등 진행물건 자체가 적었기 때문이다. 저금리와 일반 매매시장 호조가 경매 시장을 더 치열하게 만든 셈이다.
낙찰 물건 당 몇 명이 응찰했는지 나타내는 평균응찰자수도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7명으로 직전 최고치인 2002년(7.7명)보다 경쟁자가 1명 더 늘었다.
이창동 지지옥션 연구원은 "2017년은 역대 각종 경매 지표기록들이 갱신된 '기록의 해'"라며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한 가계부채 연체율 감소와 일반 부동산의 가격 상승 및 거래량 증가에 물건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경매가 진행된 서울 아파트는 1401건으로 지난해(2436건)보다 1000건 이상 줄었다. 진행건수가 가장 많았던 2013년(8313건)의 16.9%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미 오르고 있고, 각종 부동산 규제에 일반 매매시장에서의 매수 심리도 분위기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고경쟁·고낙찰가율 시대가 끝날 것으로 봤다. 그는 "2018년 부동산 시장은 대출 규제 및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금리상승의 여파가 나타나면서 다소 경색될 것"이라며 "다만 경매가 대중화됐고, 4월 다주택자 양도세 물건이 어느 정도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락폭은 수도권의 경우 5% 내외에서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장은 올 하반기에 지표 하락이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이미 올랐지만 연체율이 증가하기까지는 시차가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경매물건 증가는 올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라며 "낙찰가율은 이 같은 심리를 반영해 이보다 먼저 하락세를 보이다 하반기에는 낙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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