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왜 압수수색 받았나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롯데건설이 23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 때 금품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앞서 한신4지구 조합원 1명이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롯데건설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뿌린 의혹이 있다며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에 따라 서울 서초경찰서는 23일 잠원동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에 수사진을 보내 각종 서류와 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저장 자료 등을 확보했다.

롯데건설과 한신4지구 시공권을 두고 경쟁했던 GS건설도 시공사 선정 당일 저녁 개표 시점에 맞춰 보도자료를 내고 '불법 매표 시도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 운영 결과 "실제 금품·향응 신고가 25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GS건설에 따르면 한신4지구에서 신고센터를 운영한 지 6일 만에 227건의 금품 향응 관련 자진 신고·상담 요청이 들어왔다. 227건의 상담 건수는 GS건설 직원이나 홍보요원을 통해 포상제도에 대한 취지, 제보대상, 제보자 보호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의한 상담 건수다.

제보된 내용은 현금 4건, 현금, 청소기 1건, 현금, 숙박권 1건, 상품권 4건, 상품권, 화장품 1건, 인삼, 화장품 1건, 명품가방 1건, 명품벨트 1건, 과일, 핸드백 1건 등이다. 상담이 진행 중인 사안 중 금품 향응 가액 100만원 이상의 사례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이번에 신고 된 내역을 토대로 법적 검토를 거친 후 수사 의뢰 여부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공사비 1조원 규모의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GS건설과 경쟁했으나 시공권은 결국 GS건설에 돌아갔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일단락되는 대로 조만간 롯데건설과 재건축조합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