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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음식 대백과]⑤추석 연휴에 라면을 먹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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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 중국에서 왔다고?

라면(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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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인 추석 연휴에 라면을 먹는다, 언뜻 들으면 애처롭게 느껴진다. 하지만 고향에 가지 않고 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이 늘고 있는 상황인데, 추석이라고 간편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라면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어차피 가족들이 모여 북적거리며 보내는 명절보다 혼자라도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연휴가 대세다. 특히 10일에 달하는 이번 연휴에 라면은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중 하나다.

라면은 일본에서 들어왔다. 그런데 라면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찾아보면 중국으로 가게 된다. 일본으로 이주한 중국인들이 만들어 먹던 '납면(拉麵)'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칼을 쓰지 않고 손으로 면발을 늘려 뽑은 국수라는 의미다. 중국 간쑤성의 란저우에서는 납면에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하게 끓여 먹었다고 한다. 이 납면을 일본어로 발음하면 라멘이었고 라멘이 우리나라와 들어와 라면으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 통설이다.
우리가 먹는 라면은 일본에서 개발된 인스턴트 라면에서 시작됐다. 납면에서 이름을 빌려왔지만 면을 만드는 방법은 전혀 다르다. 1958년 일본 닛신식품의 안도 모모후쿠가 선보인 치킨라면이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데 그는 면을 튀겼다. 자신의 집 마당에 실험실을 만들고 라면을 개발했는데 부인이 튀김을 만드는 것을 보고 '순간 유열건조법'을 적용했다고 한다.

이 인스턴트 라면은 5년 뒤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1963년 출시된 '삼양라면'이 최초의 우리나라 라면이다. 포장에는 '라면'이라고 한글로 표기돼 있었고 'INSTANT RAMEN'이라는 영문 표기도 있었다. 국민들이 싼 값에 식사를 해 결할 수 있도록 100g 라면 한 봉지는 10원이었다. 당시 짜장면은 30원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밥이 중심인 식사 문화 탓에 생소한 라면은 외면 받았다. 라면은 처음에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정부의 밀가루 소비 권장과 적극적인 시식행사 등이 맞물려 기호식품으로 정착하게 됐다.

라면이라는 말은 면을 만드는 방법에서 나왔지만 실제 주연은 국물이라는 의견도 많다. 삼양라면 포장에는 닭 그림이 들어가 닭으로 육수를 우렸다는 점을 내세웠다. 지금은 소고기 육수를 강조하기도 하고 하얀 국물의 라면부터 짬뽕라면, 찌개라면까지 다양한 국물 라면이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라면의 맛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끓이는 사람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단연 세계 1위로 74개에 달 한다고 한다. 어느새 라면은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식품이 된 것이다. 라면과 관련된 저마다 추억이 있고 끓이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아마도 라면 맛은 전국 인구 수 만큼 많을 것으로 보인다.

라면에 넣어 함께 끓이는 짝꿍들은 여럿 있다. 계란을 빼놓을 수 없겠고 파는 마지막에 송송 썰어 넣어야 한다. 스팸이나 참치, 꽁치 등의 통조림을 넣으면 맛이 보다 풍성해 진다. 만두나 떡을 넣으면 더 든든한 식사가 완성된다. 오징어, 문어, 조 개, 꽃게, 새우 등 해산물을 넣어 끓이면 짬뽕이 부럽지 않다. 또 슬라이스 치즈를 한 장 넣으면 고소한 맛이 배가된다.

라면 한 그릇을 앞에 놓으면 우선 면을 적당히 건져먹어야 한다. 그러다 흰 쌀밥을 국물에 말아 잘 익은 김치를 올린 뒤 크게 한 수저 떠 입에 넣으면 행복한 포만감이 밀려온다. 김치는 라면과 천생연분이라 곁들여도 좋고 넣고 함께 끓여도 좋다. 늦은 밤 한 젓가락 뺏어 먹는 라면 맛도 각별하다. 가난한 자취생의 저렴한 한 끼 식사가 되기도 하고 늦은 밤 소주 안주로도 제격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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