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도 불참한 수교 기념식

중국측 거부로 공동개최 무산

김장수 주중 한국 대사(오른쪽)와 천주(陳竺)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23일(현지시간) 저녁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주최로 베이징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리셉션'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베이징 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하는 국내 행사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갈등으로 양국 외교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채 24일 조촐하게 치러진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중 수교 25주년 일정을 소화하지 않고 러시아로 출국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한국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중국이나 일본에 앞서 러시아를 방문하는 첫 사례다.

서울에서 이날 오후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주최로 열리는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리셉션'에는 우리 정부를 대표해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참석한다.

외교부는 중국과의 외교 경색을 풀기 위한 차원에서 강 장관의 행사 참석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우리 측 행사 참석이 불투명함에 따라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전인 2012년 20주년 당시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 등 중국 수뇌부가 대거 참석했다.

우리 정부는 올해 25주년 기념행사의 공동개최를 중국측에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 결국 양국이 별도로 기념행사를 열면서 수교 25주년의 의미는 빛이 바랬다.

양국이 별도 행사를 결정한 이후에도 행사 직전까지 상대측 행사에 참석할 인사 명단을 확정하지 못하는 등 준비 과정에서도 혼선이 빚어졌다. 참석 인원의 비중 등을 놓고 서로 눈치를 보는 촌극이 발생한 것이다.

강 장관의 기념 리셉션 불참은 러시아 방문 일정이 공개되면서 일찍 공개됐지만 임 차관의 참석 여부도 오랜 고민 끝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