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銀, 상반기 순익 171.4% 증가…대손비용 급감 영향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올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8조원을 넘기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서 대손비용이 대폭 줄어 6년만에 순익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중 국내은행의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5조1000억원(171.4%) 늘어난 수치로, 반기 기준 2011년 상반기(10조3000억원)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대폭 늘었던 대손비용이 올해 상반기 중 줄어들면서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상반기 대손비용은 8조4000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2조7000억원으로 5조원 이상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STX,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대손비용 반영 효과가 사라지면서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수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조원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 2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다. 일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4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5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이익 구성별로는 이자이익이 18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 증가했다.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3.8% 증가했고 요구불예금이 증가하면서 조달비용의 감소로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했다.

순이자마진은 예대금리차 확대로 상반기 중 0.06%포인트 상승한 1.61%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3분기(1.54%)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비이자이익은 4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조3000억원(40.9%) 증가했다. 환율 하락으로 외환·파생이익이 8000억원(105.8%) 늘었고 대출채권 매각이익도 2000억원 늘어나는 등 일회성 이익이 증가했다.

올 상반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1%로 전년동기대비 0.44%포인트 상승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98%로 1년 전에 비해 5.55%포인트 높아졌다.

영업외손익은 5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조3000억원(72.1%) 줄었다. 자회사 등 투자지분 관련 이익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법인세 비용은 당기순이익 증가로 상반기 중 2조1000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