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한국 자동차산업이 8월 국내외 잇따른 악재에 직면했다.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여파가 심화되고 노조파업 등이 겹쳐 위기극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사드여파로 현대기아차의 중국내 판매량은 47% 급락했다. 글로벌 판매 역시 9%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현대차는 16.4% 하락한 2조5952억원, 기아차는 무려 44% 급감한 7868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사드 임시배치 결정 등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냉랭해지면서 중국 내 판매량 감소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임금교섭과 파업실행 여부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기아차 노조도 8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투쟁방침을 정한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24일 사측과 18차 교섭을 끝으로 무기한 정회를 선언했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1, 2조로 나누어 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다.
한국 자동차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파업으로 역대 최대 생산차질을 빚은바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노조파업으로 생산차질 누계가 3조1000여억 원에 이르렀다. 파업손실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며 노조 파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상반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3조104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년 동안 번 돈을 파업으로 버린 셈이다. 협력업체 피해도 1조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국GM이 철수하면 임직원 1만 6000여명의 대규모 실업 사태가 벌어지고, 협력업체 임직원들과 가족들까지 감안하면 30만명의 생계가 위협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위기는 다른 완성차업체들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결국 생산 판매 규모가 줄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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