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수카르노상' 받은 김정은과 수카르노센터의 관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안이 발표된 가운데 점차 갈등이 고조되는 이 상황을 푸는 데 있어 '인도네시아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과거 남과 북 양측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등 인도네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비교적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 중에 리아미자드 리아쿠두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한 것에도 시선이 쏠렸다. 인도네시아의 중재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북한과 인도네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13일부터 '백두산위인칭송국제축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17일까지 진행되는 이 대회는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대규모 우상화 행사로 평양과 백두산에서 열린다. 흥미로운 것은 이 대회 국제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동생인 라흐마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라흐마와티는 자신의 아버지인 수카르노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1981년 교육재단 수카르노센터를 창립했다. 그런데 이 센터에서 평화, 정의, 인도주의에 기여한 지도자들에게 수여하는 '수카르노의 별' 수상자로 2015년 김정은이 선정된 것이다. 수상식은 그해 10월8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으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상을 대신 받았다.
김정은의 '수카르노 별' 수상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국내외에서 북한의 인권탄압 실태 지적과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인도네시아 인권단체인 콘트라스는 심각한 인권침해자인 김 위원장에게 상을 주는 것은 부적절하고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도 이 상의 수상자였다는 점을 들어 이들과 김정은은 너무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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