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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등학교 ‘숙제 금지’ 전쟁]② 부모의 책임으로 남은 ‘자율 교육’…사교육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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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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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룩클린의 파크슬로프 초등학교는 숙제를 없애는 대신 집에서 하는 홈프로젝트 활동에 대한 결과물을 발표하는 과제를 냈다. 그 결과 마당 가꾸기나 과학 실험 등 부모의 지도가 필요한 활동이나 가족과 여행 갔던 경험을 영상물로 제출한 학생들이 나타났다.

심지어 그리스 신화에 대해 파워포인트로 발표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8세인 미아 본스타인은 고대 이집트 사람들의 생활을 그린 종이 두루마리를 준비해왔는데, 화가인 엄마와 같이 완성했다고 말했다.
부모의 도움 없이 저학년 학생들이 혼자 이 ‘자율 과제’를 해결하기엔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자녀에게 투자할 시간적·경제적·심리적 여유가 부족한 부모들은 아이들이 받을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충분한 지도를 받지 못해 학년 진급 시험에서 낙제할까봐 걱정한다. 그들에게 자율 과제란 공교육이 떠넘긴 책임이나 의무와 다를 바 없다.

4학년 이하에게 숙제를 금지한 맨해튼 첼시 부근의 공립 초등학교에서는 숙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주장이 거세다. 싱글맘인 애슐리 시에라는 집에서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것이 힘들다며 “이제는 ‘선생님이 하라고 시킨 거야’라는 말도 못하게 됐다. 나 혼자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부로 일하는 과달루프 엔리케즈는 학교가 아이들에게 숙제를 주고 피드백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선 후보들이 사교육 경감과 공교육 강화에 초점이 맞춘 교육 공약들을 내걸고 있다. 학제 개편이나 대학 입시 제도 개혁, 외고·자사고 폐지 등 교육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공약이다. 대선 후보들은 대부분 공교육 강화로 기회의 평등을 보장해 계층 사다리로서의 교육의 역할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으로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려면 교육 선택권의 확대와 자율적·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교육 자율화와 공교육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우리나라 교육 정책은 어떤 방향을 짚고 있는가. 오십보백보일 뿐인 정책 한두 가지보다, 백년지대계를 이끌어 갈 교육 철학을 검증해야 할 시점이다.






디지털뉴스본부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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