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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새없이 카톡카톡…“단톡방 족쇄, 숨막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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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개 이르는 대학생 단톡방·주말없는 직장인 단톡방까지…스마트폰 없는 무전여행(無電旅行) 등 제각각 스트레스 풀기 안간힘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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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서울의 한 사립대 2학년에 재학 중인 홍모(22)씨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단톡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밤낮없이 울려대는 단톡방 알림음과 수백개에 이르는 메시지 ‘폭탄’ 때문이다. 홍씨는 “인간관계가 넓어지면서 단톡방이 늘었다”며 “현재 대학 행사모임방, 학생회방, 과 동기방, 과 남자 동기방, 과 동기 공지방, 동아리방, 과제모임방, 재수학원방, 중학교방, 고등학교방, 동네친구방 등 참여하고 있는 단톡방이 18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인간관계의 ‘연결고리’로 자리잡았지만 반대로 단톡방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특히 성인이 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단톡방을 감당하지 못해 골머리를 썩는 사람들이 많다.
홍씨는 얼마 전 단톡방 알림을 모조리 껐다. 그랬더니 이번엔 모임 일정 등 중요한 공지만 따로 올라오는 공지 단톡방이 생겼다. 공지방 알림은 ‘절대’ 끌 수 없다. 홍씨는 “나와 무관한 대화가 이어지는 단톡방의 알림을 꺼놨더니 정작 중요한 공지는 제때 알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만든 단톡방이 어느새 헤어날 수 없는 감옥으로 변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홍씨는 단톡방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기 위해 대학 동기들과 스마트폰 없는 ‘무전여행(無電旅行)’을 계획하고 있다. 홍씨는 “대학 동기들과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라는 책으로 세미나를 하면서 스마트폰으로부터 며칠만이라도 해방돼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올 여름 스마트폰 없이 카메라만 들고 국내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대학 새내기도 여러 개의 단톡방은 부담스럽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강모(20)씨는 단톡방에서 하루에만 수백개의 메시지가 쏟아지자 자신이 참여한 대화가 아니면 메시지를 건너뛰기 일쑤가 돼 버렸다. 강씨는 “대학 합격 직후부터 생긴 단톡방을 어느 정도 정리했는데도 여전히 10여개에 이른다”며 “지금 참여하고 있는 방은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갈 수도 없고 나갈 생각도 없다”고 했다.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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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도 단톡방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30대 김모씨는 주말엔 의도적으로 스마트폰과 거리를 둔 채 지낸다. 평일에 상사의 업무 지시 대부분이 팀 단톡방에서 이뤄져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기조차 싫기 때문이다. 상사가 있는 단톡방 알림은 끌 수도 없기 때문에 책상에 놓아두고, 집에선 주로 태블릿PC를 사용한다. 김씨는 “가족들과 있거나 여자친구를 만날 땐 스마트폰을 거의 확인하지 않는다”며 “‘중요한 일이 생기면 전화를 하겠지’라는 생각에 아예 카톡 창은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년들도 단톡방에 갇혀 사는 건 매한가지다. 경기도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44)씨도 회사 단톡방만 여러 개 있고, 학창시절 친구들 방, 거래처와의 단톡방 등 10여개의 단톡방에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단톡방에서 거래처 사람이나 동창들이 경조사 참석 등 난감한 부탁을 해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면 비행기 모드로 내용을 확인한 뒤 모른 척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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