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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人]성상록 사장, "난 현장 체질, 몸을 굴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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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0.03%. 30대 그룹 계열사 평사원이 사장에 오를 확률이다. 무려 9997명의 경쟁자를 물리쳐야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바로 '사장'인 셈이다.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의 사장이 되는 길은 더 험난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을 전혀 배출하지 않았다. 이처럼 공고하던 현대차그룹의 천장을 4년만에 깬 이가 있다. 바로 6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성상록 사장(사진)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성상록 사장

현대엔지니어링 성상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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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의 사장 승진은 예견된 일이었다. 성 사장은 현장을 중시하는 현대차그룹에서도 정평이 난 '현장통'이다. 1982년 입사 후 줄곧 화공사업부에서 근무한 그는 2005년 임원이 된 후에도 현장행을 멈추지 않았다. "모든 것은 현장에서 이뤄진다. 난 몸을 굴리는 게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그는 지금도 매달 주요 발주 국가를 방문하고 있다. 성 사장은 최근에도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 오만, 러시아 등에서 신규 수주를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계약건이 아니더라도 주요 발주처와 주기적인 만남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현지 플랜트 인프라를 직접 점검하는 등 시장 분석을 하고 있다. 시기의 문제였지 그가 사장 자리에 오를 것이란 데에는 그룹 내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그룹 내 '기술 영업의 달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1982년 현대엔지니어링 화공사업부에 입사한 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주요 중동 화공플랜트 현장에서 기술과 영업 노하우를 동시에 체득했다. 특히 2005년 상무보로 승진해 2008년 화공플랜트사업본부 영업1부문장(상무)과 2011년 영업본부장(전무)을 거쳐 2013년부터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동안 영업, 공사수행, 프로세스 설계까지 모두 책임지며 혜안을 넓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15년 우즈베키스탄에서 3조원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를 수주 한 것도 당시 현장을 지휘한 성 사장의 공이 컸다.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 남서쪽으로 520㎞ 떨어진 칸딤 가스전 지역에서 2018년까지 연 81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로 설계, 구매, 시공(EPC)을 일괄수행하고 있다. 같은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과 천연가스 합성석유 플랜트 사업 등 총 5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도 앞서 성 사장이 수년간 중앙아시아를 방문하며 현장을 닦아온 결과였다. 성 사장은 당시 수주 후 현장 직원들에게 "이제야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오랜만에 안도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몽구 회장의 눈에 띈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성 사장의 해외 현장경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현대차그룹 건설사 현대엠코와 합병하며 외형을 키웠지만 최근 해외 매출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인사에서 또 다른 현장통인 김창학 화공수행사업부장(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 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화공플랜트 전문가 출신을 최전방에 나란히 배치해 해외 플랜트 수주에 집중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대규모 플랜트 공사를 집중 수행하며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 사장을 중심으로 기술 영업에 주력해 인지도를 더욱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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