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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칼럼]사드 대응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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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편집위원

박희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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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국방장관이 지난 3일 회담을 갖고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연내 배치 운용방침을 재확인했다. 제임스 매티스 장관은 직접 작성한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는 한국 국민, 한국 국민과 함께 서 있는 우리 병력의 보호를 위해 매우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사드 배치 등을 비롯한 방어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한미는 계획대로 5~7월에 사드를 배치하기 위해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그것에 비례해서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반발도 높아질 것이다. 한미 국방장관의 회담 결과에 대해 국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대통령 선거로 정권이 야권에 넘어가기 전 사드 배치 쐐기를 박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을 중국에서 멀리 떼어놓고 미국의 중국 견제 선봉 역할을 더 굳건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중국은 이를 맹비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5일 "한 지역이나 국가의 안보는 다른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기초 위에 세워질 수가 없다면서 함부로 타국의 이익을 침해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4일에도 "현재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반대에도 사드를 도입하려 하면서 기꺼이 미국의 전략 구도의 바둑돌이 되기를 자처했다"면서 "사드가 북한만을 겨냥한다는 것도 사실과 맞지 않다, 중국뿐 아니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반발은 이미 예견된 것으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들의 수위 높은 반발로 이미 알게 모르게 진행 중인 경제보복이 더욱 노골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경제, 군사, 문화, 관광 등 전방위에서 중국의 보복이 이뤄지고 있지 않는가. 2년여 간 준비해온 조수미씨의 중국 공연이 전격 취소된 것은 가장 최근의 일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사드배치의 고삐를 죌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사드는 평택 미군 기지 보호를 위해 배치하는 무기여서 배치철회는 사실상 어렵다. 미국을 제외한 해외 최대 기지인 평택 미군 기지에는 수만 명의 미군과 그 가족, 최첨단 무기가 배치된다. 사드는 유사시 북한이 쏠 핵탄도미사일로부터 미민과 이러한 군사자산 방어를 위한 무기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정말로 중요해진 것은 우리 즉 한국정부와 국민의 대응이다.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무시무시해 보이는 '트럼프 파워'에 지래 겁을 먹고 사드배치를 서둘러야 하나. 미국 안보이익을 위해 연간 1244억달러를 수출해 374억달러의 흑자를 내는 제 1 교역국인 중국을 잃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여야 하나. 반대로 중국의 보복이 무서워 반미 선봉이 되고 미국의 바둑알이 돼야 하나. 아니다. 일도양단으로 해결될 문제가아니다. 이념이 아니라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정부의 슬기로운 대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정부는 미국 측에는 약속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특수 상황을 들어, "새 정부에서 후속 절차를 논의하자"며 트럼프 정부를 설득하는 외교전을 펼쳐야 한다. 필요하다면 한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핵자강론을 활용하는 대범함도 보여야 한다. 중국 측에는 사드 배치 철회가 동북아에서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면 한국의 핵심 이익이 북한의 비핵화인 점을 강조해야 한다. 중국이 의미 있는 북한 핵 해법을 내놓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중관계는 상처보다 융합의 이익이 더 큰 탓이다. 사드 배치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다. 넘어야 할 산, 풀어야 할 숙제가 상당히 많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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